(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유력 기자들과 각종 매체들이 일제히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이 발동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영국 매체 '풋볼 런던' 소속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25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은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골드 기자는 손흥민이 오는 27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라바흐FK(아제르바이잔)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2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25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손흥민은 재계약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과 토트넘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되고, 계약 기간을 2026년 6월까지 늘릴 수 있는 1년 연장 옵션이 있다.
계약 상황에 대해 손흥민은 "우리는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며 계약 만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구단과 연장 협상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건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 나이에 모든 순간이 목표와 같고,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라며 재계약보다 올시즌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난 올시즌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으며 클럽의 모든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우승을 하고 싶다"라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10년이 지났기에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거다"라며 트로피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골드 기자는 팬들에게 손흥민의 답변을 전함과 동시에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골드에 이어 마찬가지로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댄 킬패트릭 기자도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늘릴 거라고 밝혔다.
킬패트릭은 영국 '더 스탠더드'를 통해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조항을 발동할 예정이다"라며 "손흥민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클럽은 계약을 12개월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고, 이를 행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장으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1번째 시즌을 보내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더선' 소속이자 토트넘 전담 기자는 톰 바클레이도 SNS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여름으로 넘기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현재 계약의 마지막 12개월에 들어간 후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성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은 토트넘과 5년 계약을 맺으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발을 내밀었다.
토트넘 입성 초기부터 손흥민의 앞길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토트넘 데뷔 시즌에 손흥민은 아르헨티나 출신 윙어 에리크 라멜라와의 경쟁에서 밀려 리그에서 28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1년 만에 독일 유턴을 고려했다. 실제로 볼프스부르크 등이 손흥민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사령탑이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설득에 손흥민은 토트넘 잔류를 택했다. 이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면서 토트넘 주전 윙어로 등극했고, 2018년 여름에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2023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재계약을 맺고 3년이 지나 손흥민은 2021년 여름 한 번 더 계약을 갱신하면서 토트넘과 2025년 여름까지 설정된 3번째 계약서에 사인했다. 또 계약서 계약기간을 2026년까지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시켰다.
손흥민과 동행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2시즌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토트넘은 재계약보다 일단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
연장 옵션이 발동된다면 토트넘은 내년 여름 손흥민을 자유계약선수(FA)로 방출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또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 것을 두고 고민하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토트넘이 재계약보다 연장 옵션 발동을 택하는 이유엔 손흥민의 나이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1992년생 손흥민은 어느덧 32세가 됐고, 2026년 계약이 만료될 때 쯤에 34세가 된다.
축구선수들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기량이 하락하기에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또 토트넘은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위고 요리스 등 구단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선수의 나이가 30세를 넘기 시작하면 단기 계약을 맺거나 연장 옵션을 발동해 상황을 보다 이적을 허용했다.
30대 중·후반 선수를 선호하지 않는 구단이기에 토트넘의 1년 연장 옵션 발동은 손흥민과 2026년까지만 함께한 뒤 손흥민 경기력을 보고 동행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단 입장에선 고액의 연봉을 받는 고령의 선수보다 팀의 미래가 될 수 있는 어린 선수를 더 선호할만하다. 그러나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9년 동안 414경기 출전해 164골 86도움을 기록한 레전드이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주장이기에 토트넘의 선택은 일부 팬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남길 전망이다.
손흥민도 금전적으로 아쉬울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에서 거액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액수는 매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활약하고 있는 알 이티하드에서 4년간 총액 1억6000만 유로, 한화로 2383억원이 가장 합리적인 제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흥민이 지금까지 10년간 토트넘에서 받았던 연봉의 2배에 달하는 돈을 뿌리쳤는데 토트넘의 연장 계약 제안은 씁쓸하기만 하다.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을 1년 연장하면 손흥민이 다른 행선지를 찾기에도 부담이 된다.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 3대 명문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손흥민보다 한 살 더 많은데 그리즈만이 내년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구단으로 옮기면 손흥민이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전제조건 같은 게 붙었는데 그리즈만이 이적료 없이 MLS로 갈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손흥민 역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돼 이적료가 사라져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동하는 것도 수월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이 옵션 행사를 하면 내년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적료 부담을 느껴 이적 논의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제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한 이적관련 매체 설문조사에선 글로벌 축구팬 66%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는 것에 한 표를 던졌다.
프리미어리그 내 다른 팀을 가든, 아니면 리그 자체를 옮기든 3명 중 2명이 손흥민의 토트넘과의 결별을 추천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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