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단일 후보 추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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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진보 진영 단일 후보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양강 구도로 윤곽 잡혔다. 보수 진영은 10년만에 단일화를 이룬 반면, 진보 진영은 독자 출마한 후보들이 여럿 있어 단일화 효과가 제한적이다. 진보 진영이 최종 단일화를 놓고 선거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단일 후보 추대식을 열고 여론조사 합산 결과 최고 득표율을 얻은 조 전 의원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 통대위는 지난 21일 리서치앤리서치·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 전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 3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수 진영은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파열음이 일었지만 2014년 선거 이후 10년 만에 단일화에 성공했다. 안 전 회장과 홍 교수는 통대위가 실시하는 여론조사 문항, 방식 등이 조 전 의원에 유리하다며 반발해왔으나 이날 추대식에 참석해 경선에 승복했다.
조 전 의원은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8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법원 판결로 전교조 교사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내기도 했다.
조 전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그동안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던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는 극적으로 성공했다”며 “그만큼 서울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그리고 그 갈급함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25일 서울 마포구 가온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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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은 정 교수를 최종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 밤 서울 마포구 가온스테이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추진위원 투표와 2차 여론조사 결과를 50 대 50으로 합산한 결과 정 교수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추진위원 투표를 통해 정 교수,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홍제남 전 서울시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으로 후보군을 압축한 뒤 24~25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정 교수는 수락연설에서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 교육도 처참히 망가져 가고 있다”며 “여러 이유로 끝까지 단일화에 참여하지 못한 몇 분의 후보께도 이제는 저와 힘을 합해 민주 진보 승리의 길에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 진영의 단일화 효과는 현재까지 보수 진영에 비해 힘이 떨어지는 상태다.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이 독자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특히 정 교수와 방 교수 측의 기싸움 양상도 보인다. 방 교수가 거듭 ‘범민주 최종 단일 후보’ 선출을 제안하면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듯 최종 단일 후보 선출을 거부하는 자가 곧 반민주 후보”라고 하자 추진위가 발끈했다. 추진위는 이날 “교육감 출마설이 돌고 있던 방 교수에게 출마 의사를 확인했을 때마다 출마를 부인하더니 이제 와서 자신이 빠진 단일화는 인정할 수 없다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진보 진영 내에선 위기감이 감지된다. 보수 진영에도 독자 출마한 후보들이 있지만 지명도가 낮아 영향력이 크지 않은 데 반해 진보 진영은 최종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서다. 1차 추진위원 투표에서 탈락한 곽노현 전 교육감은 “진보 진영 인사들이 링 밖의 후보들을 지지해 분열과 패배를 자초하는 어리석은 길을 밟으면 결코 안 된다”며 “오늘 탄생한 단일 후보를 진보 진영 후보로 밀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등록일은 26~27일이다. 다만 후보 등록 이후에도 추가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단일화 성사의 최종 마지노선은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까지로 전망된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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