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지원금 명목 돈 받아…개업 후 몇 달 운영하다가 폐업
경기 평택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그의 가족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또 A씨를 이번 사건 피해 건물 시행사와 연결해준 무등록 공인중개사 등 5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헬스장 홍보물 |
A씨 등은 2021년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평택, 시흥, 화성, 충남 천안의 10층 내외 대형 신축 상가 건축주 4명을 상대로 헬스장이나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겠다며 임차 계약을 맺은 뒤 인테리어 지원금 29억원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원금을 받고도 갖은 핑계를 대며 인테리어를 하지 않거나, 개업하더라도 월세를 내지 않아 21억원의 피해를 준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에 앞서 평택과 일산에서 스포츠시설 3곳을 운영해 온 A씨는 신도시 등지에 새롭게 들어서는 상가의 경우 분양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특히 많은 사람이 몰리는 헬스장이나 골프연습장 등에 대해 인테리어 비용을 주면서까지 임차인을 모집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 범행을 계획했다.
폐업한 헬스장 |
시행사 입장에서는 이런 시설을 유치하면 식당이나 카페 등의 분양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A씨 등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지원금의 절반가량을 기존에 운영하던 스포츠시설의 체불 임금 지급이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다 보니 실제로 스포츠시설을 차린 것은 평택과 시흥 2곳뿐이었다.
A씨 등은 이곳들조차 약속한 것보다 작은 규모로 개업해 1년도 채 운영하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건축주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았는데도 불구, 폐업 예정 하루 전날까지 연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스포츠시설 회원은 360여 명이며, 피해금은 4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평택의 신축상가 시행사로부터 고소장을 받아 수사에 착수, A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이던 올해에도 A씨 등이 천안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해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그가 공범들과 "(스포츠시설을) 대충 차려놓고 운영하다가 사업장을 날리자", "공소시효가 7년이니 해외에 도피해서 있으면 된다"는 등의 대화를 나눈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신축상가의 경우 시행사가 이자 부담 탓에 어떻게든 빨리 임차인을 모집하려고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이들은 스포츠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마음이 전혀 없이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피해는 건축주에 그치지 않고, 적게는 50만~90만원, 많게는 130만~190만원의 연회비를 내고도 스포츠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수백명의 회원에게까지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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