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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인터뷰] ‘미녀와 순정남’ 고윤 “빌런 공진단? 욕 먹으며 희열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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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이 ‘미녀와 순정남’에서 공진단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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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36·본명 김종민)이 ‘미녀와 순정남’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나 한뼘 더 성장했다.

지난 22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 박도라(임수향 분)와 그녀를 사랑해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 고필승(지현우 분)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드라마다.

고윤은 재벌 2세이자 드라마 투자사 대표인 공진단 역을 맡아 활약했다. 공진단은 주인공 박도라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로, 박도라와 고필승 사이를 훼방 놓는 빌런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오디션 당시 김사경 작가로부터 “공진단”이란 반응을 얻은 고윤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촬영 전 12번이나 헤어 스타일을 바꾸고 운동으로 몸을 만드는 등 자신만의 공진단을 완성하려 고군분투했다.

그는 지난 19일 가진 인터뷰에서 “최종 오디션에서 다른 분들은 정장에 깔끔하게 입고 왔는데, 저는 아무런 메이크업 없이 밝은 셔츠와 슈트를 입고 갔다. 들어가자마자 작가님이 ‘공진단’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공진단에 대해 “처음에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멋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현우 선배에게 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탈모가 올 정도로 헤어 스타일을 바꿔보기도 했다. 4부에 목욕 장면이 있어서 촬영 두 달 전부터 매일 2시간씩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공진단을 잘 살리고 싶어서 힘이 잔뜩 들어갔다. 감독님도 처음에는 멋있고 마초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감독님은 ‘청춘의 덫’ 전광렬 선배를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작가님은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선배를 오마주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 밤마다 영상을 찾아봤는데 그 중간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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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이 ‘미녀와 순정남’ 공진단을 만나 큰 자양분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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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이 고민 끝에 찾은 답은 카멜로온처럼 다채로운 공진단의 모습이었다. 밉지만 밉지 않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한 것.

그는 “감독님이 처음에는 멋있게 가자고 했는데, 50회를 그렇게 채울 수 없겠더라. 그래서 만나는 캐릭터마다 공진단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엄마와 있을 때는 철없고 귀여운 아들, 박도라와 데이트할 때는 바람둥이, 지영이와 데이트할 때는 순진무구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 중에서 지영이랑 백화점 데이트를 했을 때 대본에는 지영을 부르는 걸로 끝인데 애드리브로 지영이 이름을 부르면서 돌아봤다. 노림수는 아니었는데,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해줬다. 그런 장난기 있는 모습을 편집실에서도 좋아해줬고 임수향도 종방연에서 그 신을 이야기해주더라. 지영이에게 집착하면서 팬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대로 하면 무서울 것 같더라. 그래서 장난스럽게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공진단을 연기하면서 ‘미녀와 순정남’ 시청자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지만 기분은 좋았단다.

그는 “빌런 연기를 하면서 신났다. 또 하고 싶다. 평소에 누가 그렇게 소리 지르고 화내겠나. 협박도 해보고 달래도 보고 그런 감정들을 쏟아내는데, 잘한다고 해주니까 신이 날 수밖에 없다”며 “악역을 하면 욕먹는 게 당연하다. 욕을 너무 많이 해줘서 오히려 희열이 있었다. 제가 SNS 계정을 삭제하고 다시 만들어서 팔로워가 많지 않다. 그런데 DM은 정말 많이 왔다. 다 욕이더라. 초반에 악역이지만 밉지 않아야 않아야 했고, 코믹한 모습도 보여주면서 빈틈 있게 연기하니까 포켓몬스터의 악역 로켓단처럼 기다려진다는 반응이 나오더라.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아주머니들이 밉상인데 밉지 않다고도 해주고 이런 큰 칭찬이 있을까 싶어 감사한 나날을 보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내 매니저도 그렇고 주변 스태프들도 실제로도 안하무인이냐고 많이 묻는다더라. 그만큼 실감나게 했다는 거니까 기분이 좋다. 저는 공진단처럼 화가 많은 성격이 아니다. 전 그런 사람이 아니다. 연애할 때도 집착하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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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이 ‘미녀와 순정남’에서 호흡을 맞춘 임수향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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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단은 ‘미녀와 순정남’에서 호흡을 맞춘 임수향과 특별한(?)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3년 드라마 ‘아이리스2: 뉴제너레이션’에서 임수향의 부하로 출연한 적이 있다는 것.

그는 “데뷔작에서 임수향의 부하로 출연했다. 당시 임수향과 액션이 있었는데, 지금과 달리 거의 생방으로 찍을 때라 새벽에 촬영을 했다. 약속한 합이 있는데 둘 다 너무 졸리고 피곤하니까 순간 타이밍이 안 맞아 임수향의 한쪽 뺨에 멍이 들었다. 임수향이랑 연기 선생님도 같고 헬스장도 같은데 만날 때마다 사과했다. 나중에는 임수향이 그만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5년 뒤에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만났고, 다시 5년 후 ‘미녀의 순정남’에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10년을 봤는데 동생이지만 배울 것도 많고 연기도 잘하고 멋있는 동료다. 이번 드라마에서 거의 1인 3역을 했는데 정말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극을 받았다. 분장도 해야하고 준비 시간이 길었는데 한번도 늦은 적이 없다. 늘 연기도 다르게 준비해오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난 지현우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지현우 형은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정말 배려가 넘치는 분이었다. 형이 촬영 들어가기 전에 초반에 리딩 자리도 많이 만들었는데 저는 몸을 만들어야 해서 술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지현우 형이 고생한다며 훈제 계란을 한판 사다주더라. 회식할 때도 절 생각해서 삼계탕을 먹으러 가자고 하고, 그런 배려가 넘치는 좋은 선배님이라 감사했고 힘이 됐다. 드라마 중반에도 제가 연기적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지현우 선배가 ‘공진단이니까 해도 돼. 네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어떤 걸 해도 이상하지 않아’라고 해줬다. 그게 연기하면서 힌트가 됐다”고 들려줬다.

‘미녀와 순정남’으로 든든한 선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얻기도 했다.

그는 “리딩 때부터 너무 영광스러웠다. 시대별 톱스타들이 다 있었다. 박상원 김혜선 허진 차화연 선배 등 당대 톱스타들과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다. 선배들에게 하나라도 배우면 큰 자양분이 되겠다 싶었다. 목요일에는 주로 박상원 선배와 촬영해서 같은 대기실을 썼는데 제 연기도 봐주고 장단음도 하나하나 알려주셨다. 그래서 제가 매주 커피를 사갔다. 선배가 뭐냐고 묻길래 ‘연기 레슨비’라고 말씀 드렸다. 작품이 끝날 때즈음 박상원 선생님이 마련한 회식에서 정재순 선생님이 반년동안 지켜보면서 점점 느는 게 보여 좋았다고 해주셨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움이 있고 그걸로 잘 될 거라고 그걸 어떻게 대중에 잘 전달할지 연구해야한다고 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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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이 인생 캐릭터 공진단을 만나 행복했다며 열일을 희망했다.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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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2’로 데뷔한 후 어느 덧 12년 차 배우가 된 그는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선배들의 따뜻한 한마디였다.

그는 “선배님들이 버티면 네 역할이 온다고 해서 그걸 믿고 버텼다. 다들 똑같은 말씀을 해줬다. 조승우 지성 비 선배는 맷집이 있어서 잘 될 거라고 해줬다. 연기나 현장에서 상황에 굴하지 어떻게든 연기하는 모습이 맷집 있어 보여 좋다고 해줘서 이걸 무기로 열심히 해보자고 했고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더불어 지금까지 맡은 모든 역할 덕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화인가 스캔들’의 김용민과 공진단은 다른 캐릭터지만, 재벌 2세에 엄마와 특별한 모자 관계라는 점 등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10년동안 연기하면서 테러리스트, 깡패, 중국인 역할을 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에 중국어 대사가 있어서 경험을 살릴 수 있었고, 내게 쌓인 경험이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는 걸 느꼈다. 10년동안 해온 경험들 덕에 공진단도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플레이어2’와 ‘화인가 스캔들’에 이어 ‘미녀와 순정남’까지 연이어 빌런 역을 맡아 활약한 고윤은 ‘열일’을 희망했다.

그는 “공진단으로 9개월을 살았는데, 초반에 열심히 연구한 것들이 후반부에는 뭘해도 자연스럽게 공진단의 모습이 나오더라. 그냥 호흡만해도 그 캐릭터가 되는 경험을 했다. 제게도 큰 자양분이 된 것 같다”며 “올해 세 작품으로 연이어 시청자들을 만나뵐 수 있어 데뷔 이래 가장 행복한 한 해였다. 로맨틱 코미디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시청자 반응도 수확이었고 공진단이란 인새 캐릭터로 감사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드라마 시장이 어렵고 제작되는 작품도 한정적인데,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사치다. 어떤 역할과 작품이든 빨리 만나고 싶다. 50부작을 하면서 몸이 풀리고 연기 순발력도 상승곡선을 탄 것 같아서 이걸 얼른 활용하고 싶다. 악역이든 선역이든 잘 할 수 있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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