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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응급실 뺑뺑이’ 현수막 올린 이진숙 “가짜뉴스에 속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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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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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의-정 갈등 속에 응급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응급실 미수용’(뺑뺑이)이 가짜뉴스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위원장은 추석 연휴 기간인 16일 페이스북에 ‘응급실 뺑뺑이 정부는 왜 있습니까?’라고 적힌 더불어민주당의 현수막 사진을 올리며 “추석 기도. 가짜뉴스에 속지 않게 하소서”라고 적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전체주의적 포퓰리즘에 넘어가지 않게 하소서. 모든 ‘특별한 것’들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지킬 수 있게 하소서”라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한 시민사회단체의 현수막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으로 인한 시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 위원장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가짜뉴스로 치부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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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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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이 죽어 나간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가짜뉴스”라고 반발했다가 “의료대란으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명백한 현실”(박주민 민주당 의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추석 당일인 17일 새벽 부산에서는 신체 경련을 호소한 30대 환자가 상급병원들의 수용 거부로 응급실 도착 3시간20여분 만에 사망했다. 이 환자는 첫 119 신고 직후 배후 진료(응급치료 뒤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응급실에 바로 이송되지 못했다가 신고 3시간만에 심정지 상태로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상급병원으로 전원되지 못하고 숨졌다. 부산시는 의료계 파업으로 빚어지고 있는 3차 의료기관의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 때문에 상급병원들이 해당 환자 수용을 거부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지자체와 함께 환자의 당시 상태와 병원 운영 상황 등을 공동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우려와 달리 큰 혼란 없이 운영된 것은 경증·비응급 환자들이 응급실 방문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낸 ‘응급의료 관련 통계’를 보면, 추석 연휴인 14~17일 전국 411개 응급의료기관의 하루 평균 내원 환자 수는 2만7505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지난해 9월28일~10월3일·3만9911명)보다 31.1% 감소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불법적 2인 체제 의결로 탄핵 소추를 당한 이진숙 위원장은 자숙은커녕, 야당의 응급실 뺑뺑이 비판 현수막 사진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리며 ‘가짜뉴스에 속지 않게 하소서'라는 망발만 쏟아내고 있다”며 “‘극우’ 이진숙 위원장은 응급실 뺑뺑이가 가짜뉴스냐. 이런 사람을 위원장에 앉히니 방통위가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대통령실과 꼴찌 다툼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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