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던 리버풀의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다시 한번 이적설에 휩싸였다.
영국 현지에서 살라가 리버풀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현재 계약이 끝나면 자유계약(FA) 신분이 되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거라는 예상이 담긴 내용의 이적설이 등장했다. 최근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과 강하게 연결됐던 살라가 결국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날 거라는 예상이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19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가 시즌과 함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되어 리버풀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팀토크'는 "리버풀의 스포츠 디렉터인 리차드 휴즈는 살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버질 판데이크와 새로운 계약을 맺으려는 점을 암시했지만, 리버풀과 가까운 소식통은 이번 시즌이 살라가 안필드(리버풀의 홈구장)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 될 거라는 예상이 있다고 전했다"면서 "살라는 다음 시즌 오랜 기다림 끝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살라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 2017년 AS로마(이탈리아)를 떠나 리버풀에 입성한 살라는 그간 리버풀의 에이스로 군림하면서 프리미어리그(PL)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퇴임한 위르겐 클롭 감독 시대 최고의 선수는 단연 살라였다.
살라가 30대의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유지하며 리버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리버풀과 살라의 재계약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리버풀은 살라의 재계약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 살라가 재계약 관련 발언을 꺼내는 지경까지 왔다.
살라는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레즈 더비에서 3-0 대승을 거둔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좋은 여름을 보냈다. 홀로 많은 시간을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데에 쏟았다"며 "모두가 아는 내용이지만, 이번 시즌은 리버풀에서 내가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다. 그래서 그저 (리버풀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축구에만 전념하다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려고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번 라이벌 더비가 내 마지막 올드 트래퍼드 원정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리버풀과의 동행을 이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암시했다.
살라는 아울러 "구단의 그 누구도 아직까지 나에게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즌이 끝난 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아직 리버풀 구단 측에서 자신에게 재계약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살라의 발언 이후 리버풀은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10년대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지금도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살라의 계약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구단이 아직까지 살라에게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리버풀 팬들은 분노했다. 리버풀도 이를 알아차리고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 측의 협상은 그다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모양이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살라에게 접근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팀토크'는 "살라는 리버풀과 새로운 계약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계약 연장은 체결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살라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에 자유계약 신분으로 합류할 경우 더 높은 임금과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리버풀이 살라를 계약 만료로 잃게 된다면 알이티하드가 제안한 1억 5000만 파운드(약 2662억원)의 입찰을 거부한 걸 후회할 수도 있다. 알이티하드는 살라의 유력한 행선지로 남아 있는데, 알이티하드가 살라를 영입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팀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알이티하드에는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던 카림 벤제마와 지난 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오랜만에 프랑스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여전한 기량을 보여준 은골로 캉테가 뛰고 있다.
'팀토크'는 "살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를 만들려고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벤제마, 캉테와 같은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다"고 했다.
리버풀 황금기의 중심에 있었던 살라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면 팬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울 법도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돈을 좇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다고 해도 그 선수들의 선택을 마냥 비판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평균적으로 30대 중반의 나이에 현직에서 은퇴하는 선수들은 향후 성공한 지도자나 행정가가 되지 않는 이상 축구계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건 무리다. 30대 중반까지 벌어들인 수입이 평생의 마지막 수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커리어 막바지에 접어든 선수들이 거액의 연봉 포함 막대한 금전적 조건을 제안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아들이는 것도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주장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살라처럼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새로운 왕조를 세우는 데 크게 일조한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이런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더브라위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년 동안 뛴다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15년 동안 축구를 했지만, 그 정도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다음 단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며 "내 나이가 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나는 내가 내 커리어 마지막 단계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때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내 아내에게도 색다른 모험이 될 것이다. 나는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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