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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김도영 40-40 욕심 없다고 그랬는데… 할 수 있을 때 해라! 솔로몬의 지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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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유력 후보인 김도영(21·KIA)은 지난 8월 15일 KBO리그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뒤 “40-40에는 욕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시 김도영의 홈런 및 도루 페이스는 시즌 페이스로 환산했을 때 부상 없이 뛴다면 40홈런-40도루에 모두 도전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40-40은 전혀 생각도 안 한다. 솔직히 도루 40개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제부터는 그냥 마음 편히 팀이 이길 수 있게 가볍게치면서 출루를 많이 해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도록 하겠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30-30까지는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언젠가는 올 기록이었고 이 때문에 자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40-40은 아직 멀리 보이는 기록이었고, 페이스상으로도 달성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에 굳이 욕심을 내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30-30까지는 달성해야 할 당위성이 있었다면, 40-40은 꼭 그렇지 않았기에 스스로도 보너스 게임 정도로 생각한 것이다.

김도영은 이후에도 가시권에 들어온 100타점은 꼭 해보고 싶다면서도 40-40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는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기회가 쉽게 찾아오는 건 아니다. 그리고 거의 다 왔다. 김도영의 남은 시즌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KIA는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0-2로 졌다. 그러나 같은 시간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과 경기에서 두산이 이기면서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향한 매직넘버를 모두 지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는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있었다. 17일 인천 SSG전에서 이기면 삼성의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고, 17일 경기에서도 지더라도 삼성이 지면 역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날 삼성이 지면서 2017년 이후 KIA의 첫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됐다.

이미 2위와 거리가 많이 벌어져 우승은 확정적이었다. 매직넘버가 1이라는 것은, KIA가 남은 경기에서 다 져도 삼성이 한 경기만 진다면 우승이 확정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언제 달성하느냐가 관건일 뿐, 우승은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었다. 당초 이범호 감독은 수원, 인천, 잠실로 이어지는 수도권 원정 세 경기가 끝난 뒤 광주로 돌아와 우승을 확정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지만 삼성이 SSG와 인천 원정에서 미끄러진 덕에 예상보다 더 빨리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제 KIA는 주축 선수들의 휴식을 배려하면서 정규시즌을 차분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의 남은 시즌 경기 운영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선발 투수들은 어차피 5일에 한 번 던지는 만큼 그대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시즌을 마무리해도 큰 상관은 없다. 대신 올해 많이 던진 불펜 필승조들은 적절한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주축 타자들 역시 적당하게 플레잉타임을 조정하며 시즌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아직 순위 싸움이 지속되는 만큼, 순위 싸움 팀을 상대로는 ‘밀어주기’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 경기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 이런 날은 주전 선수들이 먼저 나가 2~3타석을 소화하고, 경기 중반 이후에는 후보 선수들이 나서 컨디션을 조절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주전 라인업도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나오고 후보 선수들이 끼는 운영을 생각할 만하다. 순위 싸움과 무관한 팀을 상대로는 백업 선수들이 대거 나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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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기서 고민이 되는 게 바로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17일까지 시즌 134경기에서 타율 0.344, 178안타, 37홈런, 3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3을 기록 중이다. 이미 100득점-100타점은 동시 달성했고, 3할 타율도 확실시된다. 200안타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남은 건 KBO리그 역대 국내 선수 첫 40-40이다. KIA가 정규시즌 7경기를 남긴 가운데 홈런 3개, 도루 하나가 남았다.

페이스상으로는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또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도루는 하나 남았다. 1루 견제에 걸리고도 2루에서 살 수 있는 김도영의 주력을 고려하면 마음만 먹으면 남은 하나는 채우고 올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홈런이다. 7경기에서 3홈런을 친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다. 그러나 16일 kt전처럼 하루에도 두 개가 터질 수 있는 게 바로 홈런이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만큼 김도영으로서도 욕심을 내볼 수 있다.

기록을 밀어준다면 남은 7경기에서 모두 리드오프로 출전시키는 등 기록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어차피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마당에 못할 이유는 없다. 남은 7경기 출전이 체력에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기 때문에 10월 중순까지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일단 김도영의 의지를 먼저 들은 뒤, 김도영이 40-40에 대한 욕심을 낸다면 코칭스태프도 기록을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김도영도 이미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돼 팀 승리나 팀 성적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냥 홈런에 욕심을 낸 스윙을 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이 없다. 홀가분하게 홈런만 목표로 두고 경기에 임해도 된다는 의미다. 사실 김도영으로서는 욕심을 내는 것도 맞는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매년 40-40에 도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부상도 찾아오고, 둘 중 하나가 유독 안 되는 시즌도 찾아오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유일하게 40-40을 달성한 에릭 테임즈도 2016년에는 40홈런을 쳤으나 도루는 13개에 머물렀다. 리그를 대표하는 천재들도 30-30에 매년 도전했던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 사례를 봐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홈런과 도루라는 게 다소 상반적인 영역에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는 건 필연적으로 부상 위험도 또한 같이 증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KIA 코칭스태프도 이 부분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방법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다. 김도영이 남은 기간 중 여러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내며 40-40이라는 대업과 함께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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