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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선업튀'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드라마가 된 이유는?[서병기 연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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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는 원래 로코 남주 스타일이 아니라 서브남주 스타일.

헤럴드경제

왼쪽부터 '선업튀' 윤종호 감독, 이시은 작가, 김태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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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2024년은 아직 3개월 넘게 남아있지만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드라마는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가 될 것 같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의미'까지 담은 드라마 '선업튀'는 톱 작가, 톱 감독, 톱 배우를 쓰지 않고도 글로벌 성공작이 나올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니 다들 얼마나 고생들이 많았을까? 작가는 원전에서 아이디어만 빌리고, 많은 걸 창작했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스며든다'라는 대사도 이시은 작가의 '워딩'이다.

윤종호, 김태엽 두 감독은 배우들을 다독이며 때로는 연기 선생까지 하는 등 현장에서 많은 수고를 했다. 윤존호 감독은 "나는 아빠였고, 태엽 감독은 엄마였다. 처음에는 배우들이 어렵게 대했지만, 소통을 하려면 배우들의 속내와 서사를 알고싶었다"고 했다.

본팩토리는 리스크가 있는 작품일 수 있는 '선업튀' 제작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그 자신감은 드라마를 보는 선구안이 정확하지 않다면 자칫 만용이 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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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업튀'는 '눈물의 여왕'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 tvN 올해 히트작보다도 더 인기가 높았다. 시청률은 '눈물의 여왕'이 월등하게 높았지만 '선업튀'는 아시아에서 가장 화제성이 높고 인기가 높은 드라마다. 시청자의 과몰입을 유발하면서 아시아는 물론 미국, 영국 등 글로벌까지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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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호 감독은 "외국 지인들에게 연락이 왔다. 변우석의 사인을 받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태엽 감독도 "유튜브에 각종 리액션 영상이 있다. 인도와 중동에서도 '선업튀'를 사랑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은 작가는 "작가로서 3년전부터 이 작품을 데리고 있었다. 탈고하면서 떠나보내기 싫었다. 내 마음속에는 솔이랑 윤재랑 살아있다. 가끔씩 꺼내 본다"고 했다.

이에 콘진원 주최로 지난 8월 28일 열린 'BCWW(국제방송영상마켓) 2024'에서는 '선업튀' 세션을 따로 마련해 유의미성을 짚어보기도 했다.

여기서는 '선업튀'가 드라마임에도 K팝 팬덤 같은 팬덤을 구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극중 선재는 밴드팀의 일원으로 '소나기' 등을 발표해 멜론의 10위권에 오르는 등 음원 차트 상위에 머물게 했다. 음악, 팬덤, 드라마의 로맨스 팬덤 등등을 유기적으로 엮어 글로벌 코어 팬덤으로 활용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의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는 엄청났다.

이시은 작가는 다양한 사람에게 인기가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이 작가는 '선업튀' 차별화 전략에 대해 크게 고심한 듯했다.

"선재는 원래 로코 남주 스타일이 아니라 서브남주 스타일이다. 하지만 남주로 쓰고 싶었다. 지고지순 스타일인데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한없이 져주는 캐릭터는 각이 없어 심심하다. 오히려 태성(송건희)이 반항적이며, 사연이 있어 여주에게 끌린다. 하지만 선재는 그런 캐릭터에도 잘 어울렸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 어울렸다. 10대가 맞으면 30대가 안맞았는데, '20세기 소녀'를 보면서 변우석이 선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변우석은 여기서 잘됐다기 보다는 많은 작품을 거쳐 오면서 쌓아온 게 운 좋게 빛을 발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종호 감독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힘든 드라마다. 10대도 보기 힘들다. 이해를 하고 따라와주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2040들이 시청을 많이 해줬다. 어르신들에게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시은 작가는 "제 시어머니가 드라마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더라. 30대가 10대가 되고 바뀌니까. 볼라치면 상황이 넘어가고. 한 주만 쉬면 따라가기 힘들다. 2040분들이 좋아해줬다. 더 넓은 층을 확보하는 게 저의 숙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톱배우도 아니고 신인작가였지만, 주목 못받아도 의기투합하자고 했다. 저희들만 알 수 있는 미장센, 인기를 얻지 못해도 우리들이라도 만족하자. 지나가는 시민들이 우리를 몰라서 촬영할때에는 편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하고 나면 배우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김태엽 감독은 "솔이 톱스타인 선재를 구하는 이야기인데, 초반 강력한 포인트가 사실은 선재가 먼저 솔을 좋아한다는 거였다. 선재는 톱스타고. 솔은 보통 사람이다. 달려오는 장면만으로 사랑인 게 납득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한 포인트는 미소였다. 우산도 중요하지만. 김혜윤의 이 사랑스런 미소면 납득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종호 감독은 "1~2부 반응이 없으면 끝이다. 쌍방구원이 2부내에 나오게 했다. 그런데 바로 반응이 나왔다. 3부가 나가고 시청률이 잘 안나왔다. 하지만 화제성을 타고 입덕 하는 것 보고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시은 작가는 "로코는 대사를 멋지게 쓰는 것 보다 순수한 남학생이 짝사랑하는 것을 담백하게, 오히려 평범하게 쓰려고 했다. 멋부린 대사를 쓰고 지웠다. 그 감정이 오롯이 전해져야 하기 때문에 꾸며진 말이 아니었으면 했다. 선재가 고백할 때는 진심만 묻어나게 했다"고 했다.

이시원 작가는 원작에서 소녀가 구하려 간다는 설정만 기본으로 해 원작 판권을 구매했고, 쌍방구원 서사는 이 작가의 창작이어서 이 작가만의 감성이 녹아들어 있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쌍방 구원 로맨스다.

서병기 선임기자@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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