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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주년을 맞은 엑스포츠뉴스처럼 다양한 예능, 콘텐츠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없어지는 흐름에서도 10년 이상 꾸준히 시청자를 찾는 프로그램, 현재까지 생명을 이어가는 밈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재미로 웃음과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엑스포츠뉴스가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대표적인 장수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 장수 밈 보유자 김대희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사고쳐서 하차한 멤버 하나 없이 700회를 넘어선 프로그램이 있다.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몇번의 위기를 겪었지만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빠르게 변하는 방송 시스템 속 굳건하게 OTT 1위까지 섭렵하고 있다.
15주년을 맞이한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계속된 시도를 이어가며 방송계에 의미 있는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SBS 사옥에서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런닝맨' 최형인PD가 엑스포츠뉴스 창간 17주년을 축하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22년 8월, 최보필PD의 뒤를 이어 메인 연출을 맡게 된 최형인PD. 벌써 햇수로 3년 넘게 '런닝맨' 멤버들과 소통하며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10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런닝맨' 역대 최연소 연출자이자, 첫 여성PD로 프로그램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PD를 맡은지 4개월 만에 2022년 SBS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당시 "'런닝맨'은 그동안 쉬지않고 12년을 달렸다. 저는 4개월 했는데 12년은 못할 것 같다. 멤버들에게 경외감마저 든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최형인PD는 "지금도 12년은 못할 것 같고, 그때는 진짜 정신없었다. 저도 익숙지 않은 상황인데 메인이 바뀌고 적응하는 기간이어서 서로 열심히 하는데 힘들었던 시기"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지금은 적응이 됐다"며 "그때만큼 힘든 건 아니고, 멤버 변화도 있었지만 임대 멤버로 해서 새롭게 바꾸려고 하다 보니까 재밌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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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PD의 말처럼 그동안 '런닝맨'은 15년을 함께 달리며 많은 멤버 변화를 겪어왔다. '런닝맨'은 2010년 첫 방송됐고, 이후 송중기, 리지, 개리, 이광수 등 원년 멤버가 하차했다.
최형인PD가 연출을 맡은 후에는 중간에 투입됐던 멤버 전소민까지 하차했다.
최PD는 처음 메인 연출을 맡았을 당시 목표에 대해 "멤버를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광수에 이어 전소민이 하차하게 됐고, 예상치 못하게 두 명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광수씨가 하차했는데,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야 한다는 게 저희 모든 제작진의 생각이었고, '어떻게 하면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을까'라는 싶었다"며 새로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멤버를 투입시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요즘 뜨는 친구들은 나이차가 있다 보니까 그걸 고려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데 새로운 그림은 안 나올 것 같고. 누군가 한 명은 추가해야겠다는 계획은 늦어지고. 소민 씨도 나가게 되면서 정신없던 상황에 멤버들도 많은 고민을 했다. 임대 제도를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예능 최초로 '임대 제도' 도입을 하게 된 것. 14년 만에 고정 멤버 룰을 깼다. "한 번씩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확 늘리는 게 임대 멤버라고 생각한다. 고정으로 확실시하는 것은 저희도 출연진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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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하는' 버라이어티 예능이 사라져가고, 존재감도 미비한 지금, '런닝맨'의 존재 자체로 지닌 의미는 크다.
최근 멤버들이 정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 또한 "버라이어티 예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 10년 넘게 일요일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버라이어티 중 하나. 이 프로그램은 수많은 스타와 멤버들이 함께 미션을 하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이 프로그램은 예능의 많은 요소 중 오로지 '웃음'에 집중한다"이다.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대단하지만, 인기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방영되는 일 자체가 어려운 일이 됐기에 더욱 '귀한' 예능이 됐다. 첫방송 됐던 2010년 함께 경쟁하던 프로그램도 대부분 사라졌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방영된 MBC '무한도전'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 타이틀을 갖고 있었으나 지난 2021년, 이 기록을 '런닝맨'이 넘어섰다. 그럼에도 '런닝맨'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국내 OTT 예능 1위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끊임없이 변화의 흐름에 맞춰 달려가고 있는 것. 그러면서도 '이름표 뜯기', '추리'와 같은 '런닝맨'스러운 콘셉트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엄청나게 시청률이 높지 않을 수 있지만, 이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는 가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런닝맨'이 첫 방송될 때까지만 해도 '시청률' 세대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무한도전'과 경쟁하던 일도 옛일이 되었고 OTT의 범람, 지상파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PD도 이를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지상파 3사의 시청률 기준이 매년 내려가고 있다. 전체적인 파이가 되게 작아졌다는 게 작년에도 또 느끼고 그런 거라서.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화제성이 더 중요한 것 같다. 화제성 있는 게임들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저희도 유튜브로 얻는 화제성 비중이 높아졌다. 그래서 4년 전부터 그것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어린 친구들은 쇼츠로도 보고 하니까. 진짜 신기한 게 촬영하면서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는데 '런닝맨'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봤다고 하는 거다. 그래서 멤버들도 다들 충격받았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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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은 현재 유튜브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00만회에서 300만회까지, 쇼츠 플랫폼도 적극 활용해 시청자들을 짧은 시간동안 유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임대멤버' 강훈, 지예은과 멤버들의 케미, 장난꾸러기 면모를 보이는 유재석, 애착 양모인형에 집착하는 김종국 등 멤버들의 의외 매력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사랑받고 있다.
최PD는 "유튜브 쇼츠 도는 것 보면 일반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뜨더라. 항상 느끼는 게 대중분들은 의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 김종국 씨도 근육이 많고 그렇지만 섬세하고 귀여운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의외'를 좋아하는 것 같고. 유재석씨도 바른 이미지였는데 그런 모습이 새롭고. 연예인들도 생명력을 위해서는 한번씩의 변화들을 갖게 되는데 요새 저는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주셔서 또 한번 (프로그램의 수명이) 연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 시장의 변화 속에서도, '런닝맨'이 장수할 수 있던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이다. 최PD는 "진짜 멤버들이 케미가 좋고, 멤버들이 사고 안치고. 멤버들이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제작진이 교체가 돼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메인을 하는 PD들보다 훨씬 오랜 기간 했던 분들이고. 애정과 본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인의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장수 비결을 밝혔다.
멤버들이 곧 '런닝맨'의 정체성인 셈. 최근 하차한 이광수, 전소민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그림을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이에 대해 "부담스러우실 것 같다. '런닝맨'이 그냥 프로그램이 아니여서"라며 애정이 컸기에, 출연을 더욱 망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이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그림을 항상 꿈꾸고 열려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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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장수프로그램으로는 '순간포착-세상에 이런 일이'가 있다. 26년간 방송했는데, '런닝맨'의 목표는 몇 주년일까. 최PD는 "석진 오라버니 환갑까지는 곧이다. 기본이고. 멤버들은 700회 특집에서도 '1000회까지 가야지'라고 한다. 본인들이 사고만 치지 말고 건강만 챙기자고 얘기하고"라며 웃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오며 나름의 위기, 고민에 빠졌던 순간은 언제일까. 최PD는 "매번이 위기"라고 이야기했다. "매주 촬영을 하다 보니까 진이 빠지게 되다보니까. 매주 매주가 쳇바퀴처럼 돌아가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나가는 것 같다. 모든 제작진이 다 그렇게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연말, 2024 SBS 연예대상에서 바라는 상이 있을까. "유재석 씨나 멤버 중 누구 한 명이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대상도 또 받고 싶다"라고 했다. 특히 "강훈 씨, 예은 씨도 신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멤버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프로그램이 어떻게 나아갔으면 좋겠냐는 물음에는 "임대 멤버도 다양한 사람도 오셨으면 좋겠다. 발견을 해야겠지만 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간) 되실 때 오고, 또 오셔도 좋고 새로운 사람에 관계성을 부여하고 싶고. 제일 재밌어하는 부분이 '케미'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긴 해야 한다. 예은 씨도 들어와서 좋은 게 관계성을 깨주는 게 좋다.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고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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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시청자들을 향해 "열심히 하고 있다. 누군가의 평가를 매주 받는 게 쉬운 게 아닌데 저렇게 오래 했다는, 조금은 너른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엑스포츠뉴스 창간 17주년을 축하하며 "17주년 축하드리고 '런닝맨'도 17주년이 지나서까지도 쭉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항상 좋은 기사 써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SBS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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