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창희 총괄부원장, 갑질·성희롱 논란
직원들, 공황장애로 병가···고용노동부 조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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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으로 약 69억 원을 지원받는 과학기술계 석학단체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이창희 총괄부원장이 성희롱과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13일 연합뉴스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과기한림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총괄부원장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직원들에게 성희롱, 사적 심부름 등을 강요했다. 오랜 괴롭힘에 직원 2명이 공황장애로 병가를 냈으며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고용노동부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진정서에 따르면 이 총괄부원장은 지난 4월 한림원 회관 복도에서 남직원 A씨의 주요 부위에 자신의 손을 가까이 대고 쥐는 모양을 보여주며 성희롱했다. 또 지난해 5월 신규 직원 채용 당시 인사업무와 무관한 여직원 B씨에게 "고추 뽑아. 고추"라고 여러 차례 공개 장소에서 발언했다. 이는 남성을 뽑으라는 의미를 내포했다.
하지만 이 총괄부원장은 채용 결과 남성이 아닌 여성이 입사하자 점심 시간을 가지던 중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남자(요리사)만 일하고 여자(계산원)는 일 안 하잖아. 힘든 일은 남자들이 다 해"라고 발언했다.
이 총괄부원장은 A씨에게 근무 시간 중 개인 병원 진료를 위한 이동과 자택 귀가 등을 관용차로 해 달라고 했고, 개인 자가용 수리,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등 개인 업무도 지시했다. A씨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결국 지난 4월 공황발작 증세가 발생해 병원 진료를 받았고 1개월간 휴직에 들어갔다.
A씨와 비슷한 경우로 공황장애를 겪어 병원에서 휴직을 권유해 지난달 병가를 신청한 C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 총괄부원장은 C씨에게는 부당 업무 강요, 폭언 등을 일삼았으며 이견을 냈다는 이유로 강등 조치까지 받아들여야 했다. C씨가 병가를 신청하자 이 총괄부원장은 '업무도 없는데 무슨 스트레스냐', '엉터리 병원에서는 누구나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라며 승인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총괄부원장은 "평소 직원들과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직원들에게 듣기 불편한 언행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언행으로 직원들에게 피해를 준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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