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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캡틴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살렸다.
홍명보호가 경기 막판에 터진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을 앞세워 중동의 복병 오만을 따돌리고 출항 두 경기만에 첫 승리를 신고했다. 에이스 손흥빈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원맨쇼를 펼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결승골,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울산)의 쐐기골을 엮어 홈팀 오만에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 5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약체 팔레스타인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한국은 오만을 따돌리면서 1승 1무(승점 4)를 기록하고 한 숨 돌렸다. 오만은 지난 5일 이라크 원정 0-1 패배에 이어 이날 한국전에서도 패하면서 2연패로 조기 탈락 가능성이 커졌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은 총 18개국이 6개국씩 3개조로 나뉘어 열린다. 한국은 B조에 속해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등 중동 5개국과 한 조에 편성됐다. 상위 두 팀이 2026년 6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나선다. B조 3~4위 팀은 4차예선에 진출, A조 및 C조 3~4위팀과 본선 티켓에 다시 도전한다.
두 골 차로 이겼지만 후반 중반까지만 해도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쉽지 않은 승부였다. 이를 한국의 쾌승으로 이끈 이는 한국 축구사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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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도움을 받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또 황희찬 선제골, 주민규의 쐐기골을 돕는 등 1골 2AS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선임 과정 공정성 논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약체'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 충격의 무승부에 그쳐 취임하자마자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러나 사활을 걸고 싸운 오만전에서 이기며 자신에 대한 조기 경질론 만큼은 피했다.
이날 오만전 승리는 한국 축구 전체로 봐서도 의미가 깊다. 2003년 같은 곳에서 치른 2004 중국 아시안컵 예선 맞대결에서 1-3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적이 있어서다. 한국은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베트남전에서도 패하며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와 동떨어진 '오만 쇼크'를 당했다. 다행스럽게 이번 경기를 통해 21년 만에 오만 원정 패배를 승리로 돌려놨다.
오만 원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승리한 한국은 통산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은 요르단에 이은 B조 2위(승점 4·1승 1패·골 득실 +1)로 올라섰다. 요르단은 같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를 3-1로 눌렀다.
첫 승을 낚은 홍명보호는 내달 10일 요르단 원정으로 3차전을, 15일 홈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4차전을 소화한다.
이날 경기에서 홍 감독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과 똑같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선발 멤버 5명을 바꾸는 변화를 통해 승리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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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골키퍼가 골문 앞에 선 가운데 백4는 왼쪽부터 이명재,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로 구성됐다. 더블 볼란테로 박용우와 황인범이 포진한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론 이강인이 낙점받았다. 전방 스리톱은 손흥민과 오세훈, 황희찬으로 완성됐다.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하면 이명재, 정승현, 박용우, 오세훈, 황희찬이 새로 가세했다. 특히 황희찬을 손흥민, 이강인과 함께 선발 집어넣어 화력을 극대화했다.
홍 감독의 구상은 전반 초반 적중하는 듯 했다. 이날 전반 4분 만에 이강인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날린 왼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상대 밀집수비를 깨뜨리기 위해 공격진이 지속해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전반 10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패스해주자 황희찬은 빠르게 페널티아크 왼쪽으로 전진하더니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골대 왼쪽에 꽂았다. 팔레스타인전에서 손흥민이 골대를 맞히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홍명보호의 출항 첫 골이다.
이후에도 태극전사들은 기세 좋게 오만 선수들과 부딪혔으나 전반 25분 공격 가담한 정승현의 슛을 끝으로 후반 중반까지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킥오프 시점 기준으로 섭씨 33도, 습도 70%에 달한 무더위 탓인지 전반 중반부터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만은 이 틈을 그냥 두지 않았다. 비교적 공략하기 쉬웠던 한국의 왼쪽 측면을 줄기차게 부수더니 결국 전반 종료 전 동점포를 터트린 것이다.
하리브 알사디가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정승현(알와슬)의 머리를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처음엔 오만 선수 골로 기록됐으나 최종적으론 정승현 자책골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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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후반 5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암자드 알하르티와 경합하다가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 기회를 얻는 듯했다. 손흥민의 발을 알하르티가 차는 듯한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주심을 맡은 중국인 심판 마닝은 비디오판독(VAR) 온필드리뷰를 약 4분 동안이나 하더니 판정을 번복했다. 한국은 천금 같은 찬스를 주심이 취소한 뒤 두 번이나 실점할 뻔한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겼다.
홍 감독은 후반 23분 오세훈(마치다) 대신 이재성(마인츠), 설영우 대신 황문기(강원)를 투입했고, 한국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가 1-1로 끝나는 것 아닌가 싶었던 찰나에 '에이스'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7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수 5명 사이에서 예리한 왼발 슈팅을 골대 왼쪽에 꽂았다. 손흥민의 강슛은 이날 맹활약을 펼치던 오만 골키퍼 이브라힘 알 무카이니도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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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후반 40분 박용우(알아인) 대신 정우영(울산)을, 후반 44분 황희찬, 이강인 대신 엄지성(스완지시티), 주민규를 투입했다. 무려 1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지면서 연장전 전반을 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은 오만이 간간이 펼친 공격을 잘 막았고,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인 후반 56분엔 손흥민의 도움을 주민규가 통렬한 오른발 쐐기골로 완성했다.
손흥민이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왼쪽으로 공을 내주자 뒤에 있던 주민규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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