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 2022.8.4.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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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보다 속도가 느린 4세대(4G) LTE 요금이 오히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통신사의 경우 4G 서비스의 1GB당 요금이 5G 보다 2.8배 비쌌다. 한국의 LTE 서비스 이용자는 1340만 명 이상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바가지 요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반면 통신사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더 싼 5G 요금제로 갈아탈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 3사 주요 LTE·5G 요금제 현황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LTE 요금제가 5G보다 가격이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의 월 5만원 LTE 요금제는 하루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 반면 5G 요금제는 3만9000원에 하루 데이터 6GB를 제공하고 있다. KT의 LTE 4만9000원 요금제는 월 5GB를 사용할 수 있지만, 5G 요금제는 3만7000원에 4GB을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LTE 4만9000원 요금제는 월 4GB를 제공하는 반면 5G 요금제는 3만7000원에 5GB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월정액 5만 원 전후 요금제의 경우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2배 넘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월 5만 원 LTE 요금제는 하루에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데 5G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11GB를 제공한다. 1GB 기준으로 산출하면 LTE 요금제 가격이 약 2.8배 높은 셈이다. KT는 LTE 요금제가 월 4만9000원에 5GB, 5G 요금제가 월 5만 원에 10GB를 제공해 약 2배, LG유플러스는 LTE 월 4만9000원에 3.5GB 제공, 5G 월 4만7000원에 9G 제공으로 약 2.6배 비쌌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 LET가 더 비쌌다. SK텔레콤은 LTE 요금제에서는 10만원부터, 5G 요금제에서는 8만9000원부터 데이터를 제한 없이 내줬다, 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LTE가 8만9000원, 5G는 8만원이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무제한 데이터는 LTE와 5G 모두 8만5000원으로 통신비가 동일했다.
경제력이 부족한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청년요금제(만 34세 이하)에서도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1GB당 약 2.6배(LTE 월 5만 원·6GB, 5G 월 4만9000원·15GB), KT는 약 2.5배(LTE 월 4만9000원·6GB, 5G 월 4만5000원·14GB) 차이를 보였다.
6월 기준 이동통신사의 LTE 서비스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28.4%인 1340만215명으로 집계됐다.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사의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는 178.93Mbps로 측정됐다. 5G 전송 속도인 939.14Mbps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통사 이용자의 3분의 1이 높은 가격에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가격 역전’이 발생한 것은 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에 따라 대다수 5G 이용자를 위해 가격을 낮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LTE 이용자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LTE 전용 단말기 이용자들도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LTE와 5G 요금제 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고객의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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