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文수사 관련해 李 "현 정부 작태는 정치탄압"
文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 되는 현실 개탄"
檢 수사받던 盧까지 찾으며 '정치탄압' 강조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경남 양산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손잡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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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당 재집권` 위해 “국방·안보·보훈 집중” 당부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자 등은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누며 현 시국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이 대표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일사불란한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전통적 보수의 가치인 국방, 보훈, 안보에 소홀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민생과 정책뿐 아니라 보수층 의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경우, 지지층 확장을 통한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봤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평산책방에서 민주당 신임 당직자들에게 자신의 회고록인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전달하며 “외교, 국방, 보훈 등 지금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과거 정부보다 많이 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가 외교, 안보, 보훈, 국방에 어떤 생각으로 임했는지 또 외교전략과 국가생존전략을 어떻게 다져가야 하는지 담았으니 많이 읽어보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檢 수사 두고 李 “정치적·법리적으로 이해 불가” 文 “강하게 임하겠다”
이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적시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먼저 “전임 대통령 가족에게 지금 현 정부가 하는 작태는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탄압이고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당당하게 강하게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친명(親이재명)계’인 3선의 김영진 의원이 맡았다.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는 위원 구성을 완료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검찰 수사가 오히려 당의 결속을 강화해가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 역시 “현재 검찰의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보복의 수단이 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했으며, 미완의 검찰개혁을 달성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이는 이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향한 수사 역시 검찰의 ‘정치탄압’ 일환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함께했다. 권 여사는 검찰의 수사가 전 정권을 겨냥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대변인은 “지금 일련의 상황에 대해 권 여사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당이 지금처럼 중심을 갖고 대처해나가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련의 상황’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하는 등 검찰의 수사가 전 정권을 향하는 것인지 되묻자 조 수석대변인은 “짐작하시는 그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문재인-이재명, 갈등하고 분열하는 사이 아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당내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당에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는 가짜뉴스에 잘 대응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시작되며 당내에서도 문 전 대통령을 향한 비토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도 평산책방 앞에서 대기하던 일부 유튜버들은 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내용의 방송을 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한 유튜버는 오는 29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탈당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논평을 통해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안된다”며 집회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갈등하거나 분열하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두 분을 갈라놓으려고 하는 이간질, 가짜뉴스를 주의 깊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공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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