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총리 앤젤라 레이너가 스페인 휴양지인 이비자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영상이 공개됐다.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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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흙수저 정치인’으로 불리는 영국 부총리 앤젤라 레이너가 스페인 휴양지인 이비자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자 “노동자 출신이라 춤을 좋아한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5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TV 진행자 데니스 반 아우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은 스페인 이비자의 한 클럽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데, 빨간 원피스를 입은 레이너 부총리는 호주의 음악 프로듀서인 DJ피셔와 함께 DJ부스에 올라 고티에의 ‘Somebody That I Used to Know’ 리믹스에 맞춰 흥겹게 춤을 췄다.
일각에선 부총리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즐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보수당의 나딘 도리스 전 문화부 장관은 “부총리로 재임 중인 사람이 1999년처럼 파티를 즐겨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고 완전히 유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도리스 전 장관은 “레이너의 행동은 그녀의 지위를 떨어뜨렸다”며 “영국은 하원보다 하우스 음악을 선호하는 파티 애호가와 함께 갇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이너 부총리는 스카이 뉴스(Sky News)에 “저는 며칠 동안 휴가를 보냈다”며 “제 춤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이건 주관적인 문제”라고 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저는 제 직업을 정말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항상 의회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저는 노동 계급이고 춤을 좋아하고 댄스 음악을 좋아한다”며 “오페라에 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고, 극장에 갔다는 이유로 샴페인 사회주의자(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사회주의자)가 되기도 했다”고 했다.
안젤라 레이너가 총선 직후인 지난달 7월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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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이너 부총리는 정치권에서 여성들이 많은 비판을 받는다며 일례로 총선 승리 직후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 들어갈 당시 자신이 입은 옷에 대해 비평을 받은 일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16살 때 아이를 키웠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서 이 자리에 오르고 제가 하는 일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도 “그러나 제 옷차림에 대한 논평이 훨씬 더 많았다. 여러분들은 제가 입는 드레스나 재킷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극빈층 가정에서 자라나 열여섯 살에 아이를 가지며 학교를 자퇴했던 ‘흙수저 여성 노동자’로 알려졌다. 노동당 정부가 운영하던 저소득층 복지 프로그램인 ‘슈어 스타트 센터’의 도움으로 아이를 양육했고, 이는 노동당과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레이너는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 과정을 마쳤고, 졸업 뒤에는 간병인으로 근무하는 동시에 돌봄 노동자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열악한 처우 개선과 권익 증진에 앞장섰고, 정치권에도 이름을 알렸다.
2015년 맨체스터 애슈턴언더라인 선거구 역사상 첫 여성 의원으로 당선됐다. 당내에서 강성·온건파와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고, 제러미 코빈의 뒤를 이어 취임한 키어 스타머 대표는 2020년 3월 레이너를 부대표로 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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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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