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여파 약세장 속 최악 폭락
엔비디아 고꾸라지자 日 반도체주 급락
도쿄일렉트론·어드반테스트 8% 안팎 하락
BOJ "금리인상 계속"…"엔화 강세도 요인"
4일 일본 도쿄의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사람들이 주가를 표시하는 전자 시세판 앞에 서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닛케이 지수는 미국 증시 하락과 달러 대비 엔화 강세로 인해 4% 이상 급락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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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지수는 이날 직전 거래일인 3일 종가보다 전날보다 4.24%(1638.70포인트) 하락한 3만7047.61으로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닛케이지수 1600포인트 이상 하락폭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컸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하락세를 이어가 오전 장중에 3만7000선이 무너지더니 오후 장중에 3만6000선까지 붕괴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2시 15분께 장중 18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3만6879.33까지 내려갔다.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도 이날 전장 대비 3.65% 하락했다.
일본 증시는 지난달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블랙먼데이’ 여파가 지속되면서 약세장에 진입한 후 이날 최악의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간밤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뉴욕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 일본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7.33포인트(3.26%) 내린 17,136.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9.47포인트(2.12%) 하락한 5528.93,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26.15포인트(1.51%) 내린 4만936.93에 각각 마감했다.
닛케이는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9.53%나 빠지면서 일본 증시에서도 위험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강해져 매도세가 반도체 관련주를 비롯한 다양한 종목으로 확산됐다고 짚었다.
종목별로 반도체 관련주인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는 이날 각각 8.55%, 7.74% 하락했다. 도쿄일렉트론 시가총액은 한때 전날 대비 9400억엔(약 8조7000억원)이나 감소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자원 관련 주식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입었고,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기계 제조업체의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
마쓰이증권의 토모이치로 쿠보타 수석 시장분석가는 블룸버그에 “AI가 주도하는 랠리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주재하는 경제재정자문회의에 제출한 자료에서 경제·물가 전망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 전날 공개되면서 일본 증시에 부담을 주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엔 환율이 하락한 것도 일본 증시 급락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7월 10일 161엔까지 치솟았던 달러·엔 환율은 전날 달러당 146엔대에서 움직이다가 이날 오전 144엔대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145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싱가포르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의 앨빈 탄 아시아 통화 전략 책임자는 “밤사이 미국 증시 매도 이후 일본 증시의 급격한 움직임은 이들 시장 간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엔화와 일본 증시 간의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며 “일본 주식의 강세장 대부분이 좋든 나쁘든 엔화 가치 하락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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