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2021년 10월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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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군사정권 실세로 꼽혔던 허화평(86)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정부 자금을 착복했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이 접수됐다.
2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김충립(77) 목사는 허 이사장의 명의도용·횡령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지난달 30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 목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특전사령부 보안반장 출신으로, 5·18진상조사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고발장에는 허 이사장이 소장에 임명된 1988년부터 재단 재산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목사는 고발장에서 “미래한국재단 자산 규모는 확실치 않으나 서울 곳곳에 법인 명의 건물이 있어 600억~700억원대로 자산을 불렸다”며 “허 이사장은 명의를 도용해 정부 출연기관을 개인 사유 사업체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미래한국재단은 1983년 정부 출연금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현대사회연구소의 후신이다. 현대사회연구소는 정치·사회·교육·안보 등 사회 문제를 조사·연구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설립 목적이었지만 인권을 탄압했던 전두환 정권의 사회정화위원회를 이념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를 주로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5·18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허 이사장은 1988년 노태우 정권 시절 노조의 반발을 딛고 소장으로 임명됐다. 현대사회연구소는 2005년 미래한국재단으로 이름을 바꿨고 허 소장은 이사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김 목사는 허 소장 임명 당시 노태우 정부가 일해재단(현 세종연구소) 자금 93억원과 정부 자금 3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두환의 호를 딴 일해재단은 전두환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앞서 김 목사는 지난해 6월과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허 이사장을 해임하고 미래한국재단 자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진정을 제기했으나 권익위는 “정부 출연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가 관여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김 목사는 경찰 수사로써 진위를 가려보기 위해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미래한국재단 관계자는 “현대사회연구소가 전신은 맞지만 당시 재산은 모두 사라졌고 지금은 정부 지원이나 출연금을 받지 않고 어렵게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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