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과기정통부 전파기반과 과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위플레이스에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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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특정 통신사에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을 적은 폭으로 쪼개서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파수를 넓은 폭으로 한 번에 공급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확보 경쟁에 적극 뛰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보유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지면, 가입자가 늘어도 품질이 좋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2년 전부터 요구해 왔던 3.7~3.72㎓(기가헤르츠) 대역폭을 따로 공급 받기는 어려워졌다.
◇ 5G용 3.7~4㎓ 주파수 넓은 폭으로 공급할 것… SKT는 계획 차질 불가피
남영준 과기정통부 전파기반과 과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위플레이스에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했다. 현재 통신 3사가 이용 중인 3G(3세대 이동통신)·LTE(4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폭 370㎒(메가헤르츠)의 이용 기간이 오는 2026년, 5G 주파수 대역폭 300㎒의 이용 기간은 오는 2028년 종료되는 만큼 향후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남 과장은 이날 “5G 3.7㎓ 주파수 대역의 경우 높은 활용 가치가 있는 만큼, 이를 훼손하지 않고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급 방안을 추진하겠다”라며 “20㎒ 같이 적은 폭으로 쪼개서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5G 3.7~4㎓ 주파수를 광대역폭으로 공급하겠다”라며 “‘광대역’이라는 게 어떤 기준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5G의 경우 100㎒(0.1㎓)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3.6~3.7㎓ 주파수 대역폭을 활용 중인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부터 인접 주파수인 3.7~3.72㎓(20㎒) 대역 추가 할당을 요구해 왔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보다 가입자 수가 많지만,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폭은 같다는 이유에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활용 중인 주파수와 인접한 대역을 할당받으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통신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이번 계획안대로 주파수 할당을 진행하게 되면, SK텔레콤은 3.7~3.72㎓ 대역을 별도로 할당받을 수 없게 된다. SK텔레콤이 인접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길 원하면 3.7~3.8㎓를 통째로 할당받아야 한다. 이 경우 20㎒ 대역폭을 할당 받을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3.4~3.5㎓)와 인접한 5G 주파수 대역인 3.3~3.4㎓ 대역의 할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남 과장은 “기존 체제에서 해당 주파수 대역 공급이 가능한지, 이용자의 통신망 이용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지 여부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이 불발되면서 비게 된 5G 28㎓ 대역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나머지 주파수의 할당 방안도 내년 상반기 내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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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E 대역 회수하고 광대역폭 재할당 검토… 3G 서비스 조기 종료 가능성
과기정통부는 현재 통신 3사가 보유한 LTE 주파수 대역을 전부 회수한 뒤, 재할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남 과장은 “5G 서비스 개시 이후에도 LTE의 가입 회선 감소 추세가 완만하고, 5G 보조망으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며 “LTE 트래픽, 사업자들의 수요 등을 고려해 대역별 재할당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2.6㎓에 인접한 미할당 대역폭 90㎒를 붙여, 통신사에 LTE 주파수를 다시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3G 서비스 조기 종료 가능성도 시사했다. 남 과장은 “현재 3G 2.1㎓ 대역에서 2개(SK텔레콤, KT) 통신사업자가 10㎒씩 적은 폭을 이용하고 있다”며 “필요 시 주파수 이용 기간이 끝나는 2026년 12월이 오기 전에, 이용자 보호 계획과 사업자 요청 등을 검토해 3G 서비스를 미리 종료할 수 있다”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7년 세계전파통신회의(WRC) 준비 연구반을 운영, 국내 산업 생태계에 유리한 주파수 대역을 발굴·연구하고 6G(6세대 이동통신) 후보 대역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전기통신엽합(ITU)에서 ‘6G 비전’이 승인됨에 따라 2027년까지 세계전파통신회의(WRC)를 통해 6G 후보대역 연구·기술표준화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미래 산업을 위한 주파수도 공급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도심항공교통(UAM), 자율 선박 등 모빌리티 혁신 지원을 위해 실험·실증용 주파수를 관련 기관에 공급할 방침이다. 또 위성 서비스용으로 사용 가능한 1000㎒ 폭 확대 공급을 통해 재난지역(산불, 지진 등) 등에서 안정된 통신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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