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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사격 GOAT' 박진호와 프랑스 소년의 잊지 못할 추억[파리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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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박진호(오른쪽)와 함께 사진을 찍은 프랑스 소년 아르튀르. 파리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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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와 사진 찍고 싶어요."

박진호(47·강릉시청)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 짓고 공동취재구역을 벗어나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대한장애인사격연맹 관계자를 통해 "프랑스 어린이가 박진호 선수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데, 혹시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느냐"는 이야기를 전했고, 박진호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박진호와 함께 사진을 찍은 아이는 아르튀르 베르토메(7)였다. 아르튀르는 박진호를 보자 밝은 미소를 짓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버지 니콜라 씨는 박진호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니콜라 씨는 또 한국 취재진에 "혹시 'Merci(고맙습니다)'를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취재진에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에마뉘엘 씨는 "아르튀르는 앞으로 몸 상태가 어떻게 악화될지 모르는 장애를 갖고 있다"며 "뇌와 근육에 장애를 갖고 있어서 몸에 힘을 주지 못하는데, 스포츠를 정말 좋아하는 어린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아르튀르는 몸에 힘을 주지 못하지만, 스포츠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부모로서는 아르튀르가 패럴림픽을 최대한 즐길 수 있게 어떻게든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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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한 프랑스 소년 아르튀르와 그의 가족. 파리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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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와 남긴 추억은 아르튀르 가족의 보금자리 한편에 오랫동안 머물 예정이다. 에마뉘엘 씨는 "아르튀르가 선수들과 사진을 찍으면 사진을 액자에 담아 보관해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튀르가 액자를 들고 가지고 놀기도 하는데, 그게 사진을 액자에 담아 보관해두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며 "기억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지 않은가. 하지만 사진은 항상 그렇듯, 기억보다 우리 곁에 영원히 남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박진호는 이날 패럴릭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사격 선수로서 모든 걸 이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랭킹 1위에 오른 그는 올해 창원 장애인사격월드컵대회 5관왕으로 정상을 굳게 지켰다. 월드컵에서는 주종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세계기록(250.5점)까지 세웠다.

2021년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했다. 복사 종목에서는 0.1점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3년을 기다린 박진호는 마침내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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