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영화’ 개봉 첫날부터 하늘색으로 물든 극장가

28일 오전 9시께 임영웅의 팬들이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관람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김민제 기자

28일 아침 8시50분께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점. 평일 이른 아침인데도 극장은 주말 저녁처럼 붐볐다. 곳곳을 채운 관객들은 대체로 중장년 여성들로, 하늘색 소품을 하나씩 착용하고 있었다. ‘히어로 제너레이션’(영웅시대)이라고 적힌 티셔츠나 카디건, 배낭, 모자, 셔츠 등 다양했다. 손에는 가수 임영웅 사진이 새겨진 팝콘 통과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전광판 앞은 임영웅 영상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인증사진을 찍는 이들로 북적였다.

지난 5월25~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이날 전국 씨지브이에서 단독 개봉했다. 영화는 이틀 동안 10만여명의 관객이 다녀간 화제의 공연 실황을 108분 동안 담았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임영웅의 음악적 고민, 콘서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주변인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포스터. CJ ENM 제공

관객들은 팬클럽 ‘영웅시대’ 회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극장을 찾았다. 딸이나 아들과 함께 온 이들도 있었다. ‘용아맥’이라 불리는 씨지브이 용산아이파크몰점 아이맥스관(624석 규모)은 스크린이 특히 커서 일부러 멀리서 찾아온 이들이 많았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거주하는 김아무개(59)씨는 “원래 오전 9시30분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매진돼서 아침 7시 영화로 예매했다. 첫차를 타고 왔다”며 “오늘은 영화도 보고 표를 끊어준 딸들한테 고맙다고 밥도 사야 해서 회사에 연차를 냈다”고 말했다.

‘엔(N)차 관람’을 계획한 이들도 있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문경희(58)씨는 “오늘 아침 9시30분에 아이맥스로 첫 영화를 보고, 오후 2시에 여기서 또 본 뒤, 저녁 7시에 인천으로 가서 한번 더 보려고 한다”며 “볼 때마다 느낌이 새롭게 다가올 것 같고 영화가 잘 됐으면 하고 응원하는 마음에 여러번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9시께 임영웅의 팬들이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을 보기 위해 모였다. 김민제 기자

극장에는 팬들을 위한 여러 즐길 거리도 마련돼 있었다. 영화 관람을 기념하는 인증용 도장이 준비돼 있었고, 매표소 옆에는 임영웅이 콘서트에서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의상이 전시됐다. 인천에서 온 이선자(62)씨는 “임영웅 콘서트에 가면 찍을 수 있는 도장이 있는데, 여기도 있어서 영화표 뒤에 찍었다”며 “여행 때마다 (여권에) 흔적이 남는 것처럼 도장을 모으는 수첩도 따로 있다. 우리 같이 연령대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게 고맙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보면,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개봉일인 이날도 실시간 예매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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