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22년 5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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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자원을 투입해 딥페이크 성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26일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19년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하면서 텔레그램 엔(n)번방 사태의 전모를 최초로 밝힌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국 초·중·고·대학의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 가담자 규모가 “중복 포함해 2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많은 여성이 불안에 떨며 혹시라도 내가 피해자일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온라인상에 떠도는 당장(의) 대처법은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사진을 다 내리라는 것인데, 불법촬영을 비롯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졸업앨범 사진을 가지고도 온갖 성범죄를 벌이는 추악한 범죄자들인 만큼 이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성범죄물을 합성해 주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1분 만에 입장했으며, 그곳에서 여성의 피해는 ‘재화’처럼 거래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대화방에서는) 1분만에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만들어진다. 누구도 인증 절차 없이 방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들은 에이아이(AI)봇을 이용해 처음에는 무료로 합성을 하게 해주고, 그 이후 돈을 내거나 에이아이 합성방을 공유하면 추가 ‘크레딧’을 준다며 여성의 피해를 재화로 거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가 그동안 수없이 반복했던 ‘텔레그램이라 못 잡는다’는 말을 멈추고 수사 협조에 응하지 않는 국외 인터넷 사업자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4일(현지시각)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가 프랑스에서 체포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2020년 한국이 엔(n)번방 사건으로 떠들썩할 때 우리는 그를 잡지 못했고 텔레그램에 대해 그 어떤 처벌도 내리지 못했다”며 “파벨 두로프가 잡힌 지금, 텔레그램이 엔(n)번방 사건 때처럼 가해자들의 신상 협조에 수사를 거부한다면, 최소한 일시적으로 텔레그램을 국내에서 차단하는 조치라도 해야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브라질 정부 사례를 들었다. 2022년 브라질 정부는 텔레그램이 당국 명령을 따르지 않자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 앱을 삭제해 자국민들이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두로프는 해당 조처 이튿날 사과문을 올리고 경찰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브라질처럼 텔레그램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정부가 나서 법적 대응을 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11개국 이상”이라고 전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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