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웹툰 원작의 애니매이션 제작 이어 '애니→웹툰' 방식도 주목받아
웹툰화된 애니메이션 '이세카이 수어사이드 스쿼드' |
25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작사 WIT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 '이세카이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웹툰으로 만들어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점프툰에서 연재하기로 했다.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스파이X패밀리' 등으로 유명한 WIT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을 웹툰으로 바꿔 만들어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카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우리에게는 영화로 익숙한 할리퀸, 조커 등 DC코믹스의 대표 악역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워너브러더스와 WIT스튜디오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코믹스 속 캐릭터들이 일본 애니 제작사의 손에서 한국의 디지털 만화 형식인 웹툰 형태로 만들어져 연재된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
이보다 앞서 '강철의 연금술사' 시리즈를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본즈의 SF 애니메이션 '메탈릭 루쥬'도 웹툰으로 제작됐다.
원작은 올해 1월 일본 후지TV 플러스(+)울트라 채널에서 방영됐고, 3월 일본 만화 제작사 후모어가 이를 바탕으로 웹툰을 제작해 라인망가에서 공개했다.
웹툰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메탈릭 루쥬' |
웹툰은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원작 지적재산(IP)으로 먼저 주목받았다. 일본에서는 만가(만화의 일본식 발음)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이 수십 년째 이어져 온 IP 확장 공식이었는데, 최근엔 한국 웹툰이 글로벌 독자들의 눈길을 끌자 이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만들었다.
2020년 웹툰 '신의 탑', '노블레스'의 경우 각각 일본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 프로덕션 I.G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이후 웹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차츰 일본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웹툰 IP에 손을 댔다.
무협 웹툰 '고수'는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이자 '은하철도999', '드래곤볼', '원피스', '슬램덩크',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등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애니메이션들을 만든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공동 제작 중이다.
웹툰 '선배는 남자아이'는 '귀멸의 칼날',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만든 애니플렉스가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며, '외과의사 엘리제'는 일본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가 애니메이션 기획 프로듀싱했다.
일본 회사가 만들고 일본인 성우가 녹음한 '아니메'(일본식 애니메이션)지만, 등장인물 이름만은 한국식인 경우도 있다.
올해 초 방영된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A-1 픽처스가 제작하고 일본 성우가 녹음했지만, 글로벌판에서는 일본 성우가 등장인물을 '성진우', '차해인' 등 원래 한국 이름으로 부른다.
박진해 디앤씨미디어 본부장은 지난달 '라이선싱 콘 2024'에서 "주인공 성진우를 비롯해 등장인물 이름만큼은 원래대로 가져가면 좋겠다고 봤다"며 "이 때문에 일본 성우들이 (일본판과 글로벌판 따로) 두 번 더빙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
이처럼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아지자 이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웹툰화하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영화가 늘어나다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웹툰 제작 사례가 생겼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웹툰을 통해 시간 제약이 있는 애니메이션에 다 담을 수 없었던 뒷이야기를 풀어내고 원작의 홍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과 만화(웹툰)는 향유층이 겹친다"며 "애니메이션에서 원작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듯, 웹툰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찾아보는 팬들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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