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의 날카로운 감아차기는 상대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시즌 2호골을 터트린 이강인은 지난 시즌까지 포함해 몽펠리에와의 맞대결에서 3경기 3골을 기록하면서 '몽펠리에 킬러'로 거듭났다.
파리 생제르맹(PSG) 미드필더 이강인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1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후반전 교체 출전해 팀의 여섯 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PSG의 6-0 대승에 힘을 더했다.
앞서 르아브르와의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강인은 이번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르아브르전에서 경기 시작 2분 04초 만에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지만 이번 시즌 홈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 대신 브래들리 바르콜라, 마르코 아센시오, 우스만 뎀벨레를 공격진에 배치했다. 중원에서 비티냐, 주앙 네베스, 워렌 자이르-에머리가 출전했다. 뛰어난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다수 포진한 PSG이기에 이강인을 벤치에 앉히는 선택을 내릴 수 있던 것이었다.
PSG는 4-3-3 전형을 사용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라인을 지켰다. 비티냐, 네베스, 자이르-에메리가 중원에 배치됐고 바르콜라, 아센시오, 뎀벨레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파리 원정을 떠난 몽펠리에는 5-3-2 전형으로 맞섰다. 뱅자맹 르콩트가 골문을 지켰고 파랄이 사코, 모디보 사냥, 부바카르 쿠야테, 베치르 오메라기치, 엔조 차토가 백5를 구축했다. 테지 사바니에와 조르당 페리, 조리스 쇼타르가 중원에 섰다. 아흐비 카즈리, 아르노 노르당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개막 라운드에서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낸 PSG는 이번엔 전반 4분 선제골로 또다시 이른 시간 리드를 가져왔다. 이강인 대신 출전한 바르콜라가 선제골을 터트린 것이다.
바르콜라는 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네베스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반대편 포스트를 바라보고 오른발 슛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동료와 주고 받는 두 번의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키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는 바르콜라의 플레이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이강인과 마찬가지로 르아브르전에서 골맛을 봤던 바르콜라는 이번 시즌 파르크 데 프랭스의 첫 득점자가 되며 리그 2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웠다.
바르콜라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PSG는 계속해서 몽펠리에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공이 바르콜라와 네베스를 거쳐 아센시오에게 연결됐고, 아센시오는 문전에서 간결한 슛을 시도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PSG의 역습은 날카로웠다. 전반 25분 두 번째 역습 기회에서는 뎀벨레의 슈팅으로 역습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공이 골대 밖으로 나가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26분에는 선제골의 주인공 바르콜라가 감각적인 칩샷을 시도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PSG는 전반전 내내 몽펠리에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PSG가 전반전에 기록한 점유율은 무려 69%였고, 슈팅은 12개였다. 몽펠리에는 31%의 점유율 속에 3번의 슈팅만을 시도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PSG는 후반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또다시 이른 시간 득점을 터트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선제골을 기록했던 바르콜라가 다시 한번 몽펠리에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 8분 아센시오의 감각적인 패스가 뎀벨레를 거쳐 바르콜라에게 향했다. 바르콜라는 정교한 슈팅으로 이를 마무리하며 스코어에 한 점을 추가했다.
세 번째 실점을 허용한 몽펠리에는 전의를 상실했다. 몽펠리에는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5분 뒤인 후반 13분 PSG에 또다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멘데스가 왼편에서 올린 크로스가 반대편에 머무르다 공격에 가담했던 하키미에게 향했고, 하키미는 이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보탰다.
이어 후반 15분에는 PSG가 자랑하는 재능인 자이르-에머리가 상대 수비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는 넛멕을 활용해 수비수를 제친 뒤 박스 안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자이르-에메리의 득점으로 승리를 확신한 PSG는 공격진을 전원 교체했다. 바르콜라, 뎀벨레, 아센시오를 대신해 데지에 두에, 이강인, 랑달 콜로 무아니가 투입됐다.
이강인은 르아브르전과 달리 교체로 나섰지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강인은 후반 19분 가까운 포스트 쪽으로 왼발 슈팅을 시도하며 예열을 마쳤고, 후반 37분 비슷한 코스로 팀의 여섯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박스 바깥쪽 오른편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니어 포스트를 바라보고 왼발 슛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발을 떠난 공은 몽펠리에 골문 우측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힘을 빼고 물 흐르듯이 슈팅을 했던 과거 PSG의 간판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의 마무리가 생각나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1991년생으로 경험이 많은 벤자민 르콩트 몽펠리에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할 정도였다. 골키퍼 입장에서는 이강인이 왼발잡이인 건 알아도 먼쪽 포스트로 크게 감아차기를 시도할지, 아니면 가까운 포스트를 노릴지 고민될만했는데, 그 찰나에 이강인의 슈팅이 몽펠리에 골문을 연 것이다.
이강인은 이날 득점으로 자신의 리그 2호골을 신고, PSG 내 주전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엔리케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을 칭찬했지만,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이강인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만한 위치가 없어 여러 포지션의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실제 이강인은 측면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뎀벨레, 두에, 비티냐, 바르콜라, 자이르-에메리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르아브르전은 이강인이 먼저 기회를 받았고, 몽펠리에전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받은 셈이었다. 그러나 이강인은 선발로 뛸 때나 교체로 뛸 때나 관계없이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주면서 다시 한번 엔리케 감독 앞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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