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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파친코' 이민호 "스타인데 비중 작다고? 자유로워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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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선자 역 김민하 "시즌1 이후 알아보는 분 많아"

일본 이민자 이야기 동명 소설 원작…23일 시즌2 공개

연합뉴스

'파친코' 시즌2에도 출연한 이민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이민호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3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늘 작품 전체를 끌어가야 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파친코'는 인물들이 (비중이) 나뉘어 있어서 전에 느끼지 못했던 자유를 많이 느꼈어요."

배우 이민호가 '파친코'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 원작을 모르는 팬들은 당연히 그가 이야기의 중심인물을 연기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상속자들'의 김탄으로 늘 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이민호였던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애플TV+가 2022년 공개한 '파친코' 시즌1은 윤여정이 노년, 김민하가 젊은 시절을 각각 연기한 김선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고, 이민호가 연기한 고한수의 비중은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드라마는 선자의 젊은 시절과 노년 시절 두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는데, 한수는 선자의 젊은 시절 이야기에만 등장한다. 시즌1 첫 회 인상적인 모습으로 나오지만, 이내 이야기의 중심에서 벗어나 간간이 얼굴을 비춘다.

이민호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파친코' 시즌2 공개를 기념해 열린 행사에서 드라마 속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을 두고 "자유를 느끼며 연기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한류 스타'나 '청춘 스타' 같은 수식어에 제가 연연하거나 무게중심을 두면 불행해질 거라 생각한다"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공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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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 배우 이민호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친코'는 1931년 남편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이주한 김선자와 그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시즌1에서 선자는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 한수를 만나 깊은 사이로 발전하고 아이를 갖는데, 뒤늦게 한수가 이미 일본에서 결혼해 세 아이를 둔 남자인 것을 알게 된다.

한수는 욕망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자기 가정을 유지하면서 선자와 딴살림을 차릴 생각이지만, 선자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

이날 공개된 시즌2 첫 회에서 한수는 14년 만에 선자의 앞에 나타나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조만간 패배할 테니 살길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이민호는 한수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인물이고, 가장 소중한 것을 떠나보낸 뒤 인생에서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이 진정 원하던 게 뭔지 느끼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한수는 다소 지나친 욕망에 사로잡혀 선자에게 집착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이민호는 그런 한수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한층 더 치열하게 노력했다고 한다.

이민호는 "이전 작품들에선 작가님, 감독님 의도를 최대한 잘 파악해서 존중하는 편이었다"며 "그런데 '파친코'는 한수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작가님과 거의 네다섯 시간 동안 언성을 높일 정도로 토론해가며 치열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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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김민하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민하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3 scape@yna.co.kr


이날 인터뷰는 '파친코'에서 이민호와 호흡을 맞춘 김민하도 함께했다.

김민하는 '파친코' 시즌1이 공개된 이후 변화가 있었는지 묻는 말에 "피부로 와 닿는 건 길거리에 다닐 때 많이 알아보시는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2016년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차곡차곡 연기 경험을 쌓던 김민하는 미국에서 제작된 '파친코' 주연으로 발탁돼 세계에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김민하는 특히 억척스럽고 강인한 인물인 선자를 실감 나게 표현해 호평받았다. 여덟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소속사도 없이 혼자 통과해 선자 역할을 따낸 그는 부산 영도 출신이라는 인물의 설정에 맞춰 억양이 강한 방언으로 이뤄진 대사를 소화해냈다.

김민하는 시즌2 촬영을 앞두고 선자를 연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시즌1 때와 비교하면 시즌2는 7년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며 "그 사이 선자가 어떤 시간을 겪었고 가족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아이는 어떻게 키웠을지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선자에 관한 일기를 썼다"고 말했다.

선자는 시즌2에서 14년 만에 옛 연인이자 자신에게 상처를 준 한수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꼿꼿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인다. 김민하는 이를 두고 "아마 선자는 매일 한수에 대해 생각했고, 다시 만나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왔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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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 배우 김민하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친코'는 김민하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작품이고, 선자는 그런 김민하를 있게 한 인물이다. 그런 선자를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김민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김민하는 "선자는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단단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며 "시즌2에서는 가족으로 인해 선자의 힘이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 선자에게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어떻게 이렇게 의연하고 빠르고 단단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어떻게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촬영이 끝났어도 선자에게 배우고 싶었던 모습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 같아요."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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