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금통위서 기준금리 연 3.5%로 동결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 의견 2명→ 4명…비둘기 늘어
가계부채 증가 경계감 드러냈지만 인하 방향성은 뚜렷
올해 성장률 2.4%·물가상승률 2.5%…0.1%p씩 하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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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금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국은행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그런 통화정책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받은 차주)에게 또다시 경고를 보냈다.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향후 한은이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 있어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추이를 얼마나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하면서 연 3.5% 수준으로 묶었다.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했다. 물가 상승률 둔화 와중에 내수 회복이 더뎌 금리 인하 여력과 필요성은 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한 부동산 시장 때문에 금융안정성 위협 요인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우선 금리를 동결하고 정부의 부동산 공급대책(8·8 대책)과 오는 9월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의 효과를 보고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급은 늘리고 수요는 줄이는 정부정책으로 수도권 집값의 안정이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정부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하고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들 간의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인하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경계감에 다소 묻히긴 했으나 연내 금리 인하 신호도 더 뚜렷해졌다.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안내)를 통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3개월 내 기준금리를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에는 2명이었던 금통위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입장이 두달 새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5%에서 2.4%로, 물가상승률은 2.6%에서 2.5%로 각각 0.1%포인씩 낮춰 잡았다.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서 지난해 고물가에 대한 기저효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성장률의 경우 1분기 ‘깜짝 성장’ 이후 전망치를 크게 높였으나, 일회성 요인이 컸다는 점이 2분기 이후 성적표에서 확인되면서 ‘기술적인 조정’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해에도 공개석상에서 과도한 빚을 내서 집값 상승에 베팅하는 영끌족에게 경고를 한 바 있다. 그는 “부동산 투자의 불패 신화가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집값 바닥 인식과 함께 이자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기대한 만큼은 아니거나 집값이 그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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