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추경호 세미나서 주장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저출생과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날 입국한 100명의 가사도우미는 내년 2월까지 서울시에서 아이 돌보미로 근무한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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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21일 최근 논란이 된 ‘필리핀 가사 관리자(도우미)’ 임금 수준과 관련해 “비용 축소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단기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예외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 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도우미 비용이 낮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며 “어떻게 비용을 더 낮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육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올해 들어온 필리핀 가사 도우미들은 국내 최저임금을 적용받아 하루 8시간 근무에 월 238만원을 받는데, 이는 필리핀 현지 근로자 평균 임금이나 홍콩,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 임금 수준보다 높다. 정부는 내·외국인 임금 차별을 금지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때문에 최저임금을 보장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활성화하고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누리기 위해 획일적인 최저임금제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ILO 협약 때문에 임금 차등 지급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나 의원은 “최저임금 산정은 생산성과 생계비가 핵심인데, 외국인 노동자가 수입의 80%를 본국에 송금하기 때문에 본국에 있는 가족 생계비를 대한민국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세미나에 참석해 “생산성이나 여러 활동에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에)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요구가 있다”고 했다.
유혜미 수석은 “생산 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외국 인력 활용이 인구 확충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절 근로자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어업 분야에서 외국인을 고용하는 제도로 최대 8개월간 취업이 허용된다. 이 제도를 확대해 농·어업뿐 아니라 일손이 부족한 제조업까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 도입 당시 계절 근로자는 19명이었지만, 올해 4만9286명으로 늘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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