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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배터리 셀 제조사가 BMS 고도화를 통한 전기차 화재 예방에 나섰다.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전기차 포비아(공포)'로 확산될 조짐이 생겨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다.
실제로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가 800여대의 주변 차량까지 피해가 번지는 사고로 이어진 바 있다. 17일(현지시간)에는 포르투갈 리스본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인근 렌터카 주차장에서도 테슬라 전기차의 발화로 200여대 차량이 전소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통상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쇼트가 일어나면서 발생한다. 두 전극 간 접촉을 막기 위해 분리막이 자리하고 있지만, 오랜 충방전에 따른 리튬 덴드라이트(결정화) 현상이나 분리막 정렬,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 과충전 등 요인으로 관련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근본적인 화재 방지가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BMS를 통한 셀 관리·열전이 방지와 같은 사후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BMS는 배터리의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를 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전류와 전압, 온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충전 중 전압 하강, 비정상 퇴화 및 방전, 특정 셀 용량 편차 등 만약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조치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고도화할 경우 배터리 제어는 물론 실시간 모니터링과 같은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속도와 범위도 늘어날 수 있어 화재 예방의 핵심적인 부품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배터리 안전진단 소프트웨어' 사업 확대애 본격 나선다. 오랜 기간 쌓아온 BMS 설계 역량과 실증 데이터를 결합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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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검증된 안전진단 정확도와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안전진단 소프트웨어의 본격적인 협업 및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SDI 역시 차세대 BMS 개발을 위해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도 관련 역량 강화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기아는 같은 날 '전기차 고객 불안감 해소 종합 지원' 방안을 내놓고 최신 BMS 기술을 기존에 판매된 전기차에 조기 적용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툴 개발을 연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는 한편 배터리 업계는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불량률을 낮추고 품질을 향상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량 검출률을 높이기 위해 X-Ray 인라인(In-line) 장비 등 검사 장비 도입 속도를 높이는 추세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SK온이 파우치형 배터리 외관 검사 장비·X-ray 고속 검사 장비 등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SDI도 X-ray·3D CT 장비 등을 도입한 바 있다.
특히 삼성SDI는 특유의 조립 공정 경쟁력을 활용해 각형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형 배터리 셀이 단단한 외관으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벤트(Vent)를 통해 내부 가스 배출 등에 강점이 있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다. 이와 함께 과충전 방지 장치와 이상 징후 발생 시 전류 흐름을 차단하는 장치도 탑재했다.
SK온은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에 적용해 온 Z폴딩(Z스태킹) 공법을 고도화해 분리막 미정렬 문제를 방지하고 있다. 아울러 내부 불량 배터리 기준을 강화해 보다 높은 안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자구적인 대책이 이어지는 한편, 국가·정부 차원에서의 인프라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는 모습이다. 화재 발생 시 조기에 진압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대형 피해로 번지지 않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스프링클러 설비의 작동을 의무화하는 등 민간과 기관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비율이 내연기관 대비 낮으나, 화재 발생 시 대처가 늦어지면 내연기관보다 훨씬 큰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문제"라며 "탄소중립 등 전세계적 기조를 고려하면 향후 친환경차 전환이 불가피한 만큼, 민간기업의 안전 기술 개발과 정부의 관련 인프라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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