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그 출신 등 비엘리트 선수 15명, 1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테스트
교통사고 입원 진단에도 참가 강행…프로농구 양동근 코치 조카도 참여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 |
(이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각기 다른 이유로 국내 고교·대학에서 엘리트 야구부 활동을 마치지 못한 15명의 20대 청춘이 프로야구 입성의 꿈을 담아 간절하게 공을 던졌다.
독립리그, 일반학교, 해외파 등 다양한 출신의 투수 8명과 야수 7명이 1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형형색색의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모인 이들은 오전 9시부터 낮 1시까지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타격, 수비, 주루, 투구 테스트를 받았다.
꿈을 향해 도전 택한 선수들 |
현재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고교 또는 대학 졸업 예정 선수, KBO 규약에 따라 지명 참가가 허용된 선수에게 신청 자격을 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인드래프트 신청 자격이 없지만, 다양한 경로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2013년 트라이아웃을 도입했다.
올해 트라이아웃엔 절절한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다수 참가했다.
그는 "지난주에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와 턱을 다쳐 입원했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트라이아웃 참가를 강행했다"며 "몸이 아파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조은결 |
군 복무 중에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도 있다. 투수 김경묵은 방위 산업체 복무 중 시간을 냈다.
중·고교 선수 등록 이력이 전무한 선수들도 많았다. 내야수 최유승과 유종탁은 독립야구단에 입단해 꿈을 키웠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 코치의 조카인 양제이는 미국 오벨린 대학교를 졸업한 뒤 KBO리그 입성을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수비 훈련하는 트라이아웃 참가자 |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타격, 수비, 주루, 투구 테스트를 연이어 받았다.
첫 번째 테스트인 타격 훈련에선 한 선수당 30차례의 타격 기회를 줬다.
일부 선수는 배팅볼에 헛스윙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내야 펑고, 외야 수비, 송구 등 수비 테스트에 임했다.
한 선수는 외야 중계 플레이에서 공을 흘리는 실수를 범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대다수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양제이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 트라이아웃 참가한 선수들 |
이들의 프로야구 입성 여부는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결정된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현실적으로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상당수는 지명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은 고교·대학 졸업 선수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신인드래프트 '바늘구멍'을 뚫어야 한다.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적지 않은 선수가 트라이아웃을 통해 꿈의 무대를 밟은 뒤 KBO리그를 누비고 있다.
해외 유턴파 선수 중에선 삼성 라이온즈 핵심 불펜 김재윤과 이대은(은퇴), 이학주(롯데 자이언츠), 하재훈(SSG 랜더스)이 트라이아웃을 통과해 KBO리그에 입성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재일교포 3세 안권수와 LG 트윈스에서 은퇴한 '동호회 출신' 한선태도 트라이아웃에서 발견한 진주였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