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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맞네…다음화가 기다려지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OTT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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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포스터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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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본 리뷰는 1~4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여름에 어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가 왔다. 김윤석, 고민시, 이정은 등 믿고 보는 배우들과 함께 윤계상, 박지환이 영화 '범죄도시'(2017), '유체이탈자'(2021) 이후 다시 뭉쳤다는 것만으로 볼 가치가 충분하다.

23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연출 모완일)는 전영하(김윤석)가 운영하는 숲속 펜션과 구상준(윤계상)·서은경(류현경) 부부가 운영하는 모텔에 어느 날 살인마가 손님으로 찾아오고,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는 전영하가 퇴직연금에 은행 빚까지 내가며 인수한 펜션에 유성아(고민시)와 그의 아들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투숙하며 시작된다. 영하는 아들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 성아의 태도가 내심 신경 쓰이지만, 그럴수록 펜션 주인으로서 아이를 더 즐겁게 놀아준다.

영하는 다음 날 아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펜션 화장실에서 뭔가 이상한 냄새를 맡지만, 의도적으로 깨끗하게 청소된 것을 확인하고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윽고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성아가 펜션을 떠나기 전 큰 캐리어를 차 트렁크에 싣는 것을 확인하고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다.

영하는 펜션에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을 직감했음에도 '믿고 싶지 않은 일'로만 치부해버린다. 이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증거가 될 만한 모든 것을 없애는 악수를 둔다. 하지만 지독한 죄책감이 그를 괴롭힌다. 그러던 중 성아가 1년 후 다시 펜션을 찾으면서 그에게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

한편 구상준·서은경 부부가 IMF 이후 힘들게 인수한 레이크뷰 모텔에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으며, 이 소식은 언론에 대서특필 되기까지 한다. 범인이 악명 높은 연쇄살인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경찰이 출동하고, 언론에 보도되고, 범인까지 잡혔다는 점에서 영하의 펜션 상황과는 완벽하게 대조적이다.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나는 바람에 레이크뷰 모텔은 하루아침에 '귀신 나오는 모텔'로 전락하며 손님이 뚝 끊겨버린다. 상준은 공장 일, 아내는 식당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한다. 상준의 아들은 학폭 피해자가 되고 반 아이들의 술 담배 심부름에 시달린다. 그나마 희망으로 여겼던 부동산 매매 건마저 물거품이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한다.

드라마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비극이 닥치고 평범한 일상이 흔들린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대처할 것인가'를 화두로 던진다. 깔끔한 주제의식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모완일 PD의 첫 OTT 작품 도전으로, 전작인 JTBC '부부의 세계'(2020)에서 느낄 수 있었던 서스펜스와 스릴러 부분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한여름에 어울리는 서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최종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인적 드문 숲속 펜션과 모텔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참혹함을 배가시킨다. 극 중 살인을 하는 장면이 직접 나오진 않지만, 펜션과 모텔 주인이 극도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작품의 비극성을 높인다. 펜션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라는 점은 2019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유정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또 언론의 지나친 보도 때문에 모텔의 소재와 상호명이 노출돼 살인 사건이 일어난 모텔로 낙인찍혀 애꿎은 업주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까지 꼬집는다.

극 흐름은 빠르거나 느리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시청자들과 발을 맞춘다. 주인공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그에 맞는 '빌드업'을 거치고 시청자들이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기에 인물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어렵지 않다.

배우들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하다. 김윤석은 범죄 발생 사실을 덮으려는 모습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영하의 양면성을 특유의 묵직하면서 절제된 연기로 표현한다. 대세 배우 고민시는 유력한 살인 사건 용의자로 보이지만 어떤 비밀을 숨긴 듯한 성아를 매력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섹시함을 잃지 않는다.

특히 윤계상과 박지환의 물오른 연기 호흡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박지환이 연기한 종두는 극 중 양아치 외길을 걷고 도시에 나가 활개를 치다가 조용히 고향으로 돌아오는 인물인데, 이런 설정이 흡사 '범죄도시' 시리즈 속 장이수를 떠오르게 한다. 종두가 절친인 상준에게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게"라고 하는 장면에서는 장첸과 장이수의 반전된 관계성을 보는 듯해 웃음을 자아낸다.

극 중 "우리 같은 사람들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개구리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뜬금없이 개구리라니' 할 수 있지만, 갑자기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이들을 개구리로 비유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드라마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

누군가가 무심코 연못에 돌을 던졌다. 개구리 한 마리가 그 돌에 맞았고, 연못에는 큰 물보라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다른 개구리들이 하나 둘 연못을 떠나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 연못에는 돌에 맞아 상처 입은 개구리만 남았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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