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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개콘’ 마빡이 김시덕, 부친상 심경…불우했던 가정사 공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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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시덕이 부친상을 당한 심경을 전했다.

17일 김시덕은 자신의 SNS에 “고 친부께서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받았다. 지금 제 감정이 어떤 기분인지 혼동이 와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됐다”라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유년기 시절 저는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라는 가스라이팅으로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아이로 각인됐고 부친 쪽에도 모친 쪽에도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진 채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개그맨 김시덕이 부친상을 당했다.사진=김시덕 SNS


이어 “그분들은 본인의 행복을 위해 저를 방임하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청소년기 시절은 그 상처가 원망으로 변해 ‘보란 듯이 성공해서 되갚아 주겠다’ 다짐했다”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또한, “남들 웃는 모습이 좋아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겼었고, 웃었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웃기는 걸 집착했다”라고 전했다.

김시덕은 “지금 진짜 가족이 생겨 행복하게 살고 있다.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라는 말을 하셨던 부친께 꼭 하고 싶었던 말 전하겠다”라고 한 후, “태어나게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가족을 만났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제 아버지가 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김시덕은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사생아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본인 가정을 지키셨고 어머니는 저를 키우시다가 새로운 삶을 사려고 떠나셨다”며 “9살 때부터 혼자 살았다. 쪽방 하나 얻어주고 떠나버리셨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태어나서 부모님이 곤란해진걸 알고 당시에는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그런데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님이 저를 잘못 키웠다는 걸 알았다. 부모님처럼 아이를 키워서는 안 된다고 깨달았다”며 “항상 배가 고팠고 추웠다. 원초적인 가난이었다. 보육원에 있는 친구가 부러웠다. 왜냐하면 밥 주고 따뜻한 곳에서 재워주니까”라고 힘겨웠던 어린 시절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한편 김시덕은 KBS ‘개그콘서트’ 코너 ‘마빡이’로 유명세를 떨치던 중에 척추에 염증이 생겨 움직임이 어려워지는 병인 희소 난치병인 강직성 척추염으로 은퇴했다.

이하 김시덕 글 전문.
고. 친부께서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지금 제 감정이 어떤 기분인지 혼동이 와 그냥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유년기 시절 저는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라는 가스라이팅으로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아이로 각인 됐고 부친 쪽에도 모친 쪽에도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진 채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분들은 본인의 행복을 위해 저를 홀로 방임하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청소년기 시절은 그 상처가 원망으로 변해 보란 듯이 성공해서 되갚아 주겠다 다짐하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남들 웃는 모습이 좋아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겼었고 웃었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웃기는 걸 집착 했던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된 후 개그맨이 된 뒤 저를 찾아와 무리한 부탁만 하는 모습에 저는 실망만 남아 있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제 마음속에서 반면교사 라는 네 글자를 다짐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적기 전 제 아이에게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아빠 한번 안아주면 안 되냐고 말하자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안아주며 제 부모에게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던 사랑해 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 글이 들리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진짜 가족이 생겨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라는 말을 하셨던 부친께 꼭 하고 싶었던 말 전하겠습니다.

태어나게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가족을 만났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제 아버지가 되지 말아 주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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