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MT리포트] 위기의 보수, 부활의 길은⑤
(로마 로이터=뉴스1) 조유리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달 1일 (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유럽 의회 선거운동 폐막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같은 달 6∼9일(현지시간)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은 28.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24.06.0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마 로이터=뉴스1) 조유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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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던 강경우파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탈리아 정당 중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에서는 보수당이 지난달 총선에서 패배하며 정권을 내줬다. 같은 보수 정당인데,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
16일 AF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BBC 등 외신에 따르면 보수당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하원 650석 중 121석을 차지하며 412석을 확보한 노동당에 정권을 내줬다. 노동당이 영국 집권당이 된 것은 14년 만이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은 이와 달리 지난 6월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28.76%의 득표율로 24석을 확보하며 득표율 24.11%(21석)를 기록한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에 승리했다. 해당 선거의 승리로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내에서 그를 향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정치적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EU(유럽연합) 내 극우파와 중도파 모두에게 구애를 받고 있다.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외연 확장이 꼽힌다. 멜로니 총리는 집권 전 반이민, 반동성애, 반유럽통합 등을 내세우며 '여자 무솔리니'로 불렸다. 멜로니 총리 등장으로 EU가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집권 이후 멜로니 총리는 예상과 달리 온건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멜로니 총리는 반EU 공약을 'EU 개혁'으로 전환했고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EU의 500억유로(약 74조6000억원) 지원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멜로니 총리는 극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매체 팬페이지는 이탈리아형제들 청년 당원들이 파시스트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뿌리는 등 이탈리아 파시스트 지도자 베니토 무솔리니를 찬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멜로니 총리는 지난달 2일 이탈리아형제들에 편지를 보내 전체주의에 대한 향수와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주의에 빠지지 말라고 촉구했다. 멜로니 총리는 편지에서 "나는 최근 일부 청년 당원들의 처신 때문에 우리 당이 어떻게 비칠지에 대해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다"며 "나와 당은 우리를 뒤로 가게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런던 로이터=뉴스1) 장성희 기자 =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기후정책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수낙 총리는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기한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미룬다고 밝혔다. 2023.09.2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런던 로이터=뉴스1) 장성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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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국 보수당은 연이은 실정으로 '정권 심판론'을 피하지 못했다. 리시 수낙 전 총리가 올해 영국 경제 지표 개선을 계기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달 17일 발표한 '2024년 영국 조기 총선 결과와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의료 공공서비스는 팬데믹을 겪으며 크게 악화됐으며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후회하는 유권자도 늘어났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앞서 EU 탈퇴에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던진 선거구에서 지난 총선 보수당 득표율이 크게 하락했다.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유권자들이 이를 주도한 보수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술 파티를 벌였다는 이른바 '파티게이트',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의 '재정 지출 확대, 세금 감면' 정책 실패 등도 보수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보수당 인사와 당직자들이 조기총선 날짜를 두고 도박을 했다는 스캔들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됐다. 보수당이 다급하게 내세운 감세·반이민 정책 등 공약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양쪽(영국 보수당, 이탈리아 이탈리아형제들)이 정책이 달라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좌우 교체의) 사이클이 각 국가마다 다른 상황이다.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순환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멜로니 총리는) 애초에 자기가 표방했던 것보다 중도 쪽으로 이동을 했다"며 "(영국은) 브렉시트를 했더니 저임금 노동자를 해외로 빠져나가 산업구조 자체가 밑으로 내려갔고, 그 여파가 몰아닥쳐 노동당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드민스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사법시스템을 무기화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나는 매우 화가 난다”고 밝히고 있다. 2024.08.16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베드민스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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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트럼프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 낙선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저소득 백인 노동자들의 분노와 요구를 수용한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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