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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제정신이냐” KBS, 광복절 기미가요에 ‘거꾸로’ 태극기→시청자 청원 ‘폭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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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KBS가 광복절에 기미가요, 기모노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하고, 엉터리 태극기를 송출해 논란이 됐다. KBS가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 가운데, 시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누리꾼들의 불쾌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0시, KBS1에서는 'KBS 중계석'이 방영됐다. 해당 프로는 문화예술 전 부문에 걸쳐 공연 및 이벤트를 녹화, 해설 및 연주자들과의 인터뷰와 함께 방송함으로써 고급문화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방송으로는 오페라 '나비부인'이 중계됐다.

‘나비부인’은 1904년 초연된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로, 미국이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킨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미군 병사 핑거튼과 그와 결혼한 초초상의 이야기로,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핑거튼이 일본을 떠난 후 남겨진 초초상이 핑거튼을 기다리며 진행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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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당 극은 여자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는 점, 결혼식 장면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의 선율이 삽입된 점 등 다소 짙은 왜색을 띄고 있다. 이날 방영된 뮤지컬 중계에도 기모노를 입은 출연자들의 연기가 계속됐다.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날인 ‘광복절’에 오페라 ‘나비부인’을 중계하는 것은 국민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터.

특히 해당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날 오전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직전 날씨 예보에서 기상캐스터가 서울의 날씨를 소개하는 중 화면 왼쪽에는 한 손에 태극기를 든 캐릭터의 모습이 등장했는데 태극기의 건곤감리 위치가 뒤바뀌어 있는 모습이었다.

광복절날 기미가요, 기모노가 포함된 오페라 중계부터 ‘거꾸로’ 태극기까지 송출되자 누리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고, KBS 측은 이날 오후 ‘나비부인’ 방송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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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측은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극중 주인공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국가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됩니다.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됐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밤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 역시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KBS는 ‘거꾸로 태극기’에 대해서도 “오늘 오전 ‘930뉴스’의 기상캐스터 출연 코너에서 태극기의 좌우가 반전돼 나가는 실수가 있었다.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라며 “KBS는 문제를 확인한 즉시 태극기 이미지를 수정했으며, 뉴스홈페이지에서도 수정한 동영상을 다시 제공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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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실수에 대해 KBS는 “이번 실수와 관련해 KBS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KBS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분노는 계속되는 상황. 광복절에 일어난 일로는 믿기지 않는 사태에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 상담실,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소감 등을 이용해 불쾌함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KBS 시청자센터 내 시청자청원 홈페이지에는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건가 싶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편성에 불만을 전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의 작성자는 “이게 제정신으로 한 편성이 맞습니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방송국이 일빠네요”라고 청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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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9시 30분 기준 17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던 청원은 오후 3시 기준 1만 2천여명의 동의를 받으며 빠르게 청원 수가 올라가고 있다. KBS는 1000명이 넘는 시청자들의 동의를 받은 청원의 경우 반드시 답변해야 한다. KBS의 답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KBS의 기미가요 논란과 엉터리 태극기 사용에 대해 “많은 누리꾼이 제보를 해 줘서 알게 됐고 태극기 그래픽이 잘못 사용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KBS1 '뉴스9'에서는 대한민국 독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ZZ) 안에 포함된 그래픽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고 지적했고, 그는 "시청자들에게 방송 실수에 관한 사과와 함께 공영방송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ykim@osen.co.kr

[사진] KBS 방송 캡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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