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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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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여의도연구원장에 유의동···핵심 당직에 친한계 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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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에 유의동 전 의원을 내정하고, 당무감사위원장에 유일준 변호사를 임명하며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핵심 당직에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를 등용하며 ‘친정 체제’ 구축을 마무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은 인선안을 의결했다. 한 대표는 윤리위원장에는 신의진 전 의원을 임명했다. 여연 원장은 여연 이사회 의결, 최고위 승인 등 당헌당규에 규정된 절차를 거쳐 다음주쯤 임명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당직 인선 중 여연 원장 인선 문제를 오랫동안 고심해왔다. 당초 한 대표는 자신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임명했던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 출신 홍영림 여연 원장을 유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 지난 총선 과정에서 여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홍 원장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해 사임할 뜻을 밝히면서 한 대표는 부담을 덜게 됐다.

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홍 원장이) 본인이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전달했다”며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완강했기에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고 호준석 대변인은 전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 평택을에서 3선을 지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선거구가 갑·을·병으로 분할됨에 따라 병택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과거에는 친유승민계 인사로 분류되는 등 합리적인 개혁 보수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준석·김기현 대표,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으로 지냈을 정도로 ‘정책통’이기도 하다.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는 한 대표를 지원해 친한계 인사로 분류할 수 있다.

전직 중진 의원인 유 전 의원을 발탁함으로써 한 대표 주변에 경험 많은 참모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도권 민심을 잘 아는 유 전 의원을 여연 원장에 등용함으로써 국민의힘의 취약점인 수도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여연 개혁 기조로 ‘가치 확장’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의 가치를 확장해 그것을 기반으로 세대도 확장하고 지역도 확장해야 한다”며 “이를테면 환경, 노동은 우리의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세상의 모든 현안에 대해 국민의힘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수도권의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당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유 전 의원에게 “우리 당에서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기대가 높으니 그에 걸맞게 잘 해달라”며 별다른 주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에게 전권을 준 것이다.

당무감사위원장으로 발탁된 유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한 대표와 검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최측근 인사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비례대표 공천을 총괄했다. 당무감사위원장은 각 당협위원장을 평가한 당무감사결과를 통해 하위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는 등 당대표의 ‘칼’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다. 한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이번 인사의 핵심은 당무감사위원장이다. 당협위원장들을 날릴 수 있는 자리”라며 “그런 자리에 확실한 내 사람을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원장을 맡은 신 전 의원은 조두순 사건 피해 아동인 나영이(가명)의 주치의를 지낸 정신의학과 전문의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과 당무감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아니지만, 당무를 잘 아는 인사여서 발탁했다는 것이 한 대표 지도부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인선 과정에서 반발도 나왔다. 이용구 전 윤리위원장은 이날 언론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표 비서실장이 찾아와 자기네들에게 위임해달라고 해 ‘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사표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통화에서 “그동안 당을 위해 애쓰신 것에 대해서는 새 지도부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제 진의가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다. 제 일처리가 미숙한 탓”이라고 말했다.

당 중앙위원회 의장에는 친한계 3선 송석준 의원이, 홍보본부장에는 한동훈 비대위 비대위원 출신인 장서정 전 교육 서비스 플랫폼 ‘자란다’ 대표가, 국민통합위원장에는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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