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은 이승만 기념관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짓기로 결정하기까지 서울 시내 10곳 이상을 후보지로 검토했다.
애초 재단 측이 가장 유력한 기념관 후보지로 검토한 곳은 경복궁 동쪽에 있는 열린송현문화공원(송현공원) 부지였다. 3만6903.3㎡ 규모의 송현공원은 해방 후 50년간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됐던 곳이다. 그러다 소유권이 정부에서 삼성생명, 대한항공으로 넘어갔고 2021년부터 서울시 땅이 됐다.
이곳은 이승만 전 대통령 사저인 이화장에서 2.5km 거리로 가까운 데다,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 외교관들이 머물던 곳이란 점에서 재단 측은 애초 이곳을 기념관 부지로 선호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끌어낸 한미 동맹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송현공원은 서울광장(1만3207㎡)의 약 3배 규모라 기념관을 큰 규모로 지을 수 있고, 인근에 경복궁 등 주요 관광지들이 있어 방문객 유치에 유리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이곳엔 2028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도 들어선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내에서 이견이 제기되면서 서울시와의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밖에 이 전 대통령의 모교인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인근(서울 중구), 이승만연구원(서울 종로구), 낙산근린공원(서울 종로구) 등도 기념관 부지로 검토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 서대문구는 현 독립문 공원 인근을, 종로구는 이화장을 기념관 부지로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들은 협소한 부지 면적이나 대중교통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로 배우 신영균씨는 강동구 고덕동 사유지 4000평을 기념관 건립을 위해 기증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일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검토 대상에서 빠졌다.
[양지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