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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올림픽] 근대5종 소식에 놀란 우상혁 "웅태 형은 꼭 메달 따길 바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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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동반 메달 약속한 전웅태와 우상혁, 눈물로 경기 마쳐

연합뉴스

우상혁, 파리의 꿈은 여기까지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한국의 우상혁이 2m 31cm를 도전하다 모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4.8.11 superdoo82@yna.co.kr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가까스로 감정을 가라앉혔던 우상혁(28·용인시청)이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의 순위를 확인한 뒤 "아, 웅태 형"이라고 탄성을 내뱉었다.

2024 파리 올림픽 동반 메달 획득을 노렸던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과 근대5종 전웅태는 11일(한국시간) 눈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웅태가 먼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마련된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결승에 나서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천526점을 획득, 6위로 경기를 끝냈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남자 높이뛰기 결선을 치른 우상혁은 2m27로 7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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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태, 근대5종 결승 6위 기록
(베르사유[프랑스]=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 레이저 런에서 6위를 기록한 전웅태가 인사하고 있다. 2024.8.11 [공동취재] yatoya@yna.co.kr



우상혁은 취재진을 통해 전웅태의 성적을 듣고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웅태 형과 함께 파리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내가 메달을 못 따더라도 웅태 형은 꼭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둘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2018년에 처음 만났고, 이후 종목을 초월한 우정을 쌓았다.

전웅태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3위에 올랐다. 올림픽 근대5종에서 처음 메달을 딴 한국 선수다.

우상혁은 도쿄에서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올림픽 육상 한국 트랙&필드 최고인 4위에 자리했다.

전웅태와 우상혁 모두 '유력한 메달 후보'로 평가받으며 파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시상대에 서지 못한 채 대회를 끝냈다.

우상혁은 "웅태 형과 서로 격려하면서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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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표정으로 코치 포옹하는 우상혁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김도균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2024.8.7 superdoo82@yna.co.kr



이날 우상혁을 더 울게 한 건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국가대표 코치)이었다.

우상혁은 "나는 감독님이 계획한 대로 움직이면 되지만, 감독님은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3년 동안 사적인 부분을 포기하고, 나를 위해 힘썼다. 그런 감독님께 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는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뚝 떨어뜨렸다.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

기록은 정체됐고, 피로골절 부상도 당했다.

2019년 런던 세계선수권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좌절감에 빠져 있던 우상혁에게 김도균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우상혁은 "정말 힘들 때 감독님을 만났다. 나도 나를 믿지 못할 때 감독님은 '상혁아, 넌 더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해주셨다. 코치님과 함께 한 시간 동안 '훈련의 성과'와 '나 자신'을 믿게 됐다"고 했다.

김도균 감독은 '당장은 기록이 나오지 않아도 탄탄한 실력을 쌓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 우상혁에게 제시했다.

체중 관리가 중요한 우상혁을 위해 직접 요리도 하는 등 모든 생활을 '우상혁의 시간'에 맞췄다.

김 감독과 만난 뒤 우상혁은 2021년 도쿄 올림픽 4위(2m35),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의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우승까지 넘봤던 파리 올림픽에서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우상혁은 "그동안 경기가 끝나면 늘 감독님이 '뭘 하고 싶은가'라고 물으셨는데, 오늘은 감독님께 '하고 싶은 게 무언가요'라고 여쭙겠다"며 "나보다 더 고생한 감독님이 잠시라도 쉬시고, 하고 싶은 일 꼭 하셨으면 좋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울먹이며 인사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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