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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2024년이 이렇게 진행될 것이라 알았다면 그냥 은퇴를 했을지 모른다. 시즌 개막부터 견제구에 손가락을 맞아 전열에서 이탈했고, 특히 오른 어깨 부상이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 사실상 파열 수준이다. 일상생활조차 불편하다. 추신수는 “시즌이 끝나고 수술을 할 생각이다. 일상생활이 안 되는데 어쩔 수가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주사 치료로 버틴다. 주사를 맞으면 조금 좋아졌다가, 다시 피로도가 쌓이면 쉬기를 반복한다. 성가신 일상이다.
올해 성적이 좋고, 항상 경기에 나가는 것에 욕심이 있는 추신수라 ‘1년만 더’라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추신수마저 “몸이 너무 안 좋다. 내 몸이 너무 힘들고 안 좋기 때문에 아쉽다 그런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할 만큼 했고, 몸이 나에게 신호를 주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속내를 드러낼 정도다.
통증이 너무 자신을 괴롭히기에 그만둘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추신수다. 하지만 수술을 받으면 시즌이 그대로 끝난다. 시즌이 끝난다는 것은 현역 경력의 끝을 의미했다. 그렇게 끝내기는 너무 아쉬웠다. 지난겨울의 생각처럼 후배들에게 우산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즌에 들어올 때 목표를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그 목표는 여전히 ‘우승’이다.
선수 경력에서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추신수는 2022년 대망의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최종일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지 않은 우승)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며 드디어 반지와 인연을 맺었다. 사나이가 흘릴 수 있는 가장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올해는 사실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다. 2022년은 시작부터 끝까지 1위였지만, 올해는 3~5위권에서 머물고 있다. 그나마 더 처지지 않아 다행이다. 모두가 올해 SSG의 현실적인 목표치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신수는 그렇지 않다. 5위 팀 주장의 목표는 여전히 우승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추신수는 2022년 당시와 지금의 팀 순위는 다르지만 선수단의 의지는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단언하면서 “우승, 포스트시즌 우승이라는 그 단어가 없다면 굳이 우리가 땀 흘리며 할 필요가 없다. 팬분들도 이 더운 날에 매번 찾아와주시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런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순위는 5위지만 큰 목표를 향해 간다. 추신수는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그것에 대해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단 분위기도 아직 좋다고 이야기한다. 추신수부터 솔선수범한다. 최근 어깨 상태가 다시 급격하게 나빠져 주사 치료를 받느라 이틀 정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추신수는 돌아온 뒤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3일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4일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 6일 키움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7일 키움전에서는 결승타를 비롯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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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S 이후에는 장타보다는 콘택트에 집중한다. 방망이를 짧게 쥔다. 스탠스는 더 넓힌다. 추신수는 “그렇게 하면 아무래도 포인트가 뒤로 간다”면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경력을 시작했던 시애틀 마이너리그 시절 배운 것을, 프로 경력 마지막에 하고 있는 셈이다. 상대 수비의 위치를 보고 기습번트도 대고, 어쨌든 살아나가고 생존하기 위해 모든 자존심을 다 버리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멋이 없을 수 있지만 이제 추신수에게 그런 건 다 중요하지 않다. 우승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의심 없이 그 목표만 보고 간다. 추신수와 SSG가 시즌 마지막에 임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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