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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인터뷰] ‘95만 구독자’ 에일리언 댄스팀 유안 대표 “韓·日 연습생들 뽑아 1년간 레슨…콘텐츠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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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왼쪽)가 수강생들을 상대로 안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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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는 2016년 설립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유튜브 등 SNS를 이용한 콘텐츠들은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는 곧 100만 명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댄서를 지망하는 사람들과 업계 사이에서도 명망이 높았다.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설립자이자 대표 유안은 과거 유승준의 댄스팀으로 유명했던 ING에 입단한 18살부터 20년 이상 댄스의 대중화를 힘써온 인물이다.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TWICE)·있지(ITZY)·니쥬(NiziU) 등의 안무를 창작하는 등 여러 아이돌 그룹 안무 작업에 참여했다. 최근까지도 신인 그룹 위주로 안무를 만들어내는 등 안무가 육성이나 수강생 교육뿐 아니라 다방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유안 대표의 활동 영역은 기존의 댄스 스튜디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단순히 댄스 스튜디오만의 활동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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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 사진=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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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유 대표는 “현재 서울-도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에서 각 20∼25명 정도의 연습생을 뽑아서 1년 동안 무료 교육을 진행하는 게 골자다. 교육 기간 동안엔 유튜브를 통해 리얼리티 형식으로 콘텐츠가 공개된다.

유 대표는 “서울과 도쿄라고 하는 아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도시에서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이 같은 커리큘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1년 동안 지켜볼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건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아니다. 교육 성장 프로그램이다”라고 단언했다. 유 대표는 “1년 뒤에 최종 무대가 공개된 이후엔 몇 명은 아이돌로 데뷔를 하거나 프로 댄서로 가거나 혹은 인플루언서로 갈 수도 있다. 그런 것들도 다 같이 교육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아이돌 멤버들도 데뷔 전 방송을 통해 팬들을 확보하면 데뷔 후에도 인기가 많지 않나. 해당 프로젝트는 1년짜리다. 그 기간 동안 단순히 댄스만 하는 게 아니라 갈등도 있을 거고 멋있는 콘텐츠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대표가 스튜디오 설립 이후 9년 동안 만들어냈던 콘텐츠를 이번 프로젝트에 집대성하는 것. 이미 일본의 파트너사나 레슨이 진행될 장소도 확보됐고 곧 PD도 섭외될 예정이다.

다만 유 대표는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대표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콘텐츠를 총괄할 실무 영역에는 나서지 않는다. 그는 “대표는 실무 단계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무에서 벗어나 있어야 전체적인 컨트롤이 된다. 실무에 파묻혀 있으면 전체를 못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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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수강생들을 상대로 안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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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터득한 것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예전에는 ‘내가 오래 해왔으니 회사 만들어서 같이 일해야지’ 정도였다.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역할과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의 역할은 정말 너무나도 다르다”며 “지금도 대표로서 당연히 배울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사람들과의 조율과 회사 대표로서의 역할을 이해했다고는 본다. 앞으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래도 늘 고민하고 이렇게 새로운 방향성을 찾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며 엔터테인먼트로의 확장을 마음 먹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댄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유 대표는 “코로나 이전에는 댄스 소비 문화가 팬들이 일반적인 스테이지를 보고 댄서들은 무대에 서고 그 과정을 준비하면서 배우는 게 컸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더 큰 무대를 준비하는 수준에 있었다”며 “코로나 이후로는 모든 것들이 개인화되고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지 않나. 이제 사람들이 춤을 배워서 무대에 서는 것보다는 가볍게 릴스를 보고 10초씩 영상을 찍고 업로드하는 것에서 충분히 자기 인생에서의 댄스 소비로 만족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춤을 추고 싶으면 댄스 학원에 등록해서 춤을 배웠지만 이제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길면 30초 분량의 춤을 배운다. 댄스 학원에 수강생이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 그렇지만 유 대표는 댄스 신에 숏폼 문화가 결코 나쁜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춤을 즐기는 이유가 늘어난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교육을 원하는 인구가 줄었다고 해서 시장 자체가 나빠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중에 변화된 니즈도 많고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야 되는 게 댄스 업계의 숙제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댄서 열풍을 몰고 온 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도 댄서 업계엔 큰 영향을 끼쳤다. 각 댄서들의 인지도는 물론이고 몸값도 많이 올라갔다. 유 대표는 “대중들이 댄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알게 되는 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이제 댄서라는 직업이 더 이상 마이너하거나 서브 컬쳐의 직업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구나’ 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그때 유명해진 사람들이 사고를 안 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몇 년 동안 꾸준히 줘야 댄서가 멋있는 직업이고 존경하는 직업이라고 다들 생각할 텐데 얼마 안 돼서 사고를 치면 ‘그럴 줄 알았어’라고 할 까봐 걱정했었다”며 “몇 년이 지나서 제가 요즘 체감하는 건 대중들이 댄서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이 올라갔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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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 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 사진=에일리언 댄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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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은 유 대표와 에일리언 스튜디오에 큰 타격을 줬다. 함께 춤을 추며 스튜디오를 일궈갔던 동료들도 많이 떠났다. 유 대표는 “그 이전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제 생각했던 계획대로 움직여 왔다. 그 시점에서 코로나가 터져서 2~3년 동안 제가 시간과 돈과 어느 정도의 기회를 버리면서까지 집중했던 목표가 다 날아간 상황이 됐다. 인적 자원도 많이 손실됐고 시간이나 자금도 마찬가지”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유 대표는 “코로나 이전까지는 성공의 경험이었다면 코로나 이후부터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험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이 과정에서 배운 게 있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늘 제자들이나 크루들한테 상담할 때 얘기하는 게 있다. 스트레스라는 건 이제 이 정도로는 만족을 못하는 사람이 됐기 때문에 더 스트레스가 받는 거다. 성장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한테 대입을 한다면 저는 제가 20대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돈을 벌거나 이 정도의 목표를 이뤘으면 만족했을 것 같다. 또는 이 정도의 시도조차 못할 정도의 사람이었을 텐데 이런 실패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덕분에 가능한 거였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 인생의 영원한 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과정을 겪어서 실패를 했다면 다음에는 이걸 놓치지 않으면 성공이 뒤따라오겠구나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는 자신의 제자들, 혹은 댄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다들 1년 안에 슬럼프가 한두 번씩 온다.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실력이 늘지 않아서다”라며 “저는 이렇게 비유를 한다. 네가 지금 알 안에 있는데 알을 깨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다. 그 알을 깨야 성장한 네가 나올 거고 그럼 더 큰 알이 생길 거다. 그럼 또 성장을 하면 이 알이 작아지게 되고 거기서 만족이 안되기 때문에 또 알을 깨고 싶을 거라고 설명한다”고 진심을 보였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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