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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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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없는 탁구 선수, 졌지만 ‘인간 승리’···박수 쏟아졌다[파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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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브라질 브루나 알렉산드르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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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16강전에서 브라질에 매치 스코어 3-1로 승리한 6일. 승자는 한국이었지만, 더 많은 박수를 받은 쪽은 라켓을 내려놓은 채 돌아선 브라질의 한 선수였다. 오른팔 없이 왼팔로만 탁구를 치는 브루나 알렉산드르(29)가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알렉산드르는 이날 복식조로 등장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를 상대했고, 4단식 주자로도 출전했다. 결과는 2전 전패. 복식에선 0-3(6-11 5-11 8-11)로 졌고, 단식에서도 역시 첫 올림픽이었던 이은혜(대한항공)에게 0-3(8-11 5-11 6-11)로 패했다.

그러나 알렉산드르는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왼팔로만 정상적인 경기를 풀어가며 감동을 줬다. 왼손에 든 탁구채로 공을 높이 올리며 서브를 넣거나 불안한 움직임 속에서도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공격을 풀어갈 때면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은혜는 경기를 마친 뒤 “다른 선수와 다를 바 없는 구질과 실력이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렉산드르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백신으로 인한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해야 했다. 먼저 탁구를 쳤던 오빠를 따라 7살에 라켓을 잡았고 10살 때부터 선수의 길을 걸었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탁구의 시작인 서브를 제대로 구사하는데만 2~3년이 걸렸다. 이후 자신 만의 탁구를 완성한 알렉산드르는 장애인 탁구에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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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브루나 알렉산드르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에 출전해 이은혜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4.8.5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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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브루나 알렉상드르와 팀원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에 출전해 이은혜와 경기를 마치고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8.5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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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 2020 도쿄 패럴림픽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알렉산드르의 꿈은 자신이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있었다. 올해초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 4승2패를 기록하며 자신감도 얻었다. 한국전에 나서면서 폴란드의 한 팔 탁구 레전드인 나탈리아 파르티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선수로 남게 됐다.

알렉산드르는 28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시작되는 파리 패럴림픽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알렉산드르는 “나의 올림픽 출전은 스포츠를 넘어 장애인 포용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팔이 한 쪽만 있든, 다리가 한 쪽만 있든 꿈을 포기하면 안 된다. 나도 22년의 노력 끝에 올림픽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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