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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파일럿' 조정석 "여장 위해 7kg 감량, 의상 100벌...잘 어울리지 않나요?" [mh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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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일럿' 배우 조정석이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 관객을 웃기는 데 성공했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정우 역을 맡은 조정석은 극 중 동생 한정미(한선화)의 이름을 빌려 취업에 성공하고, 들키지 않기 위해 여장을 감행한다.

아무리 연기라 한들, 다른 성별을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조정석은 다행히도 "(뮤지컬 '헤드윅' 등) 많이 했던 터라 크게 걱정이나 부담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설령 부담감이 있더라도 작품이 가진 재미에 매료됐기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조정석은 "시나리오가 재밌다고 느낄 때는 그 역할에 대입될 때다. 이 작품이 그랬다.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구현되면서 재밌게 읽었다. 이 캐릭터에는 조정석이라는 사람이 잘 대입되는 것 같았다"라고 첫 만남의 순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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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완벽한 여자가 되기 위해 의상과 헤어메이크업, 걸음걸이, 목소리, 말투, 제스처까지 싹 바꿨다. 7kg 다이어트를 시작으로 100여 벌의 의상을 입어보고, 다양한 헤어스타일 가발도 착용하며 준비에 열을 올렸다.

여장이 익숙하다 할지라도 불편함이 없던 건 아니다. 장시간 메이크업을 받는 건 기본, 여름에 시작된 촬영이었기에 장시간 가발 착용은 더위와의 싸움이 필수했다. 체중감량의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다. 구두를 신고 달리는 장면에서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조정석은 이 모든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렇게 고난 끝에 탄생한 한정미를 마주한 소감은 어땠을까. 대만족이었다. 현장에 있던 다른 배우들도 못 알아볼 정도였다고. 조정석은 "극에서 여장 후에 길에서 트레이너를 만나는 장면이 있다. 그때 내가 좀 괜찮다 싶었다. 입사해서 묶음 머리하고 활기차게 걸어가는 장면도 너무 괜찮았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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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의 반응도 전했다. 그는 "댓글을 봤는데, 최강희 씨 닮았다고 하더라. 누나한테 너무 죄송하지만 약간 있는 것 같았다"라며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내는) 예쁘다고 하더라"라며 아내인 가수 거미의 반응도 덧붙였다.

외적인 부분 외에도 신경 쓸 것들이 많았다. 앞서 출연한 뮤지컬 '헤드윅'과는 달리 '파일럿'에서의 정미는 타인에게 자신이 남자임을 들켜선 안 되는 역할이었다.

조정석은 "한정우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봐야 하는 변신이었다. '헤드윅'은 드랙퀸이다 보니 원래의 목소리가 대입됐을 때 더 잘 어울리는 게 있다. 수술에 실패한 사람이라 역할에 그게 더 부합된다. 이번에는 완전 다른 개념이었다. 내 목소리에서 가장 높은 음역대를 쓰려고 했다. 그러나 인위적이고 작위적으로 내고 싶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재미 하나 보고 출연 결정했다"고 밝힐 정도로 조정석에게는 작품 속 코미디가 중요한 부분이었다. 다행히 지난 31일 개봉 후 관객 반응은 좋다. 조정석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물론 '웃기다', '재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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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납뜩이도, '엑시트' 용남도. 조정석의 코미디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무심한 듯 툭 던지는 말과 이어지는 당황스러운 반응들. 그 절묘한 타이밍과 뉘앙스가 크고 작은 웃음을 만들어낸다.

조정석이 생각하는 코미디 연기의 핵심이 뭔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앙상블"이라고 답했다.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코미디가 제일 재밌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닌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대화를 하고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까 긴 호흡을 가져가는 작품에서도 캐릭터가 완성되고, 그게 뭉쳐서 코미디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건축학개론'에서도 (승민 역) 이제훈 씨의 리액션이 없었다면 코미디가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드리브가 많을 것 같지만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대본에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하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상의를 거쳐 실제 장면에 녹여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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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정석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감독님과 상의해서 공유하고 리허설을 거쳐 진행했다. 극 중 발 사이즈 말하고 발볼이 넓다고 말하는 것도 있고, 면접 장면도 있다. 원주민의 춤을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기억이 안 나는 그런 느낌이 있지 않나. 거기서 착안했는데 다행히 좋아해 주신 것 같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한 후 어느덧 배우 생활 20년이 넘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바쁘다. 올해만 해도 tvN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 뮤지컬 '헤드윅', 그리고 이번 영화 '파일럿'까지 영화, 드라마, 공연까지 다방면으로 활약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 3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까지 출연을 앞두고 있다.

"필모에 대해 너무 만족한다. 후회 없이 열심히 했기에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다"고 그동안을 돌아본 조정석. "장르를 떠나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라는 굳건한 생각을 전하며 추후 선보일 모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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