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셩별 논란에도 "문제 없어…지난해 IBA 실격 처분은 자의적"
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바흐 IOC 위원장 만난 멜로니 총리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파리 올림픽에서 남성의 특성인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출전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나 문제를 제기했다.
총리실은 이날 "(성별 논란이 불거진) 이마네 칼리프의 사례와 스포츠 경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규칙 문제도 다뤄졌다"며 "이탈리아 정부는 이 문제를 처리할 방법을 놓고 IOC와 향후에도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치러진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는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에게 펀치를 두 번 맞은 뒤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했다.
카리니는 "코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경기를 더 치를 수 없었다"며 "남자들과도 여러 번 경기를 해봤지만 이런 통증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경기가 논란이 된 건 상대 선수인 칼리프가 XY 염색체를 가졌기 때문이다.
칼리프는 오랫동안 여자 복싱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XY 염색체를 이유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칼리프와 함께 대만의 린위팅도 이 대회에서 실격 처리됐지만 두 선수는 IOC의 승인 아래 이번 파리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칼리프에게 패한 카리니의 조국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는 전날 카리니를 위로하면서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과 맞붙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멜로니 총리가 이날 바흐 위원장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성별 논란 불거진 칼리프와 대결해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한 카리니(왼쪽) |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닷새 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다.
멜로니 총리가 묵는 파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바흐 위원장과의 회동에는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도 동석했다.
하지만 IOC는 칼리프와 린위팅의 파리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IOC는 지난해 IBA의 실격 결정이 자의적(arbitrary)이었으며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 논란이 커진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칼리프는 여성으로 태어났고, 여성으로 등록했으며, 여성으로 복싱을 했고, 여권상에도 여성"이라며 "과학적으로 이것은 남자가 여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엄청나게 많은 모욕과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며 "우리는 선수들(켈리프와 린위팅)과 그들의 스태프와 매우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덤스 대변인은 일부 종목에서 여자 선수에게 허용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제한하고, 남성 사춘기를 겪은 선수의 참가를 금지하는 종목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것은 지뢰밭이며 모든 지뢰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간단한 설명을 원한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이를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총통실은 이날 "단지 외모와 과거 논란이 된 결정 때문에 굴욕과 모욕, 언어적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자국 선수 린위팅을 옹호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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