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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장마 다음엔 폭염…"더운 지구, 물가 올리고 소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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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경북 포항시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령 중인 1일 오전 포항시 오광장 주변 도로에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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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여름철 폭염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상기후가 가계소비와 기업투자를 위축 시키고 글로벌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폭염에 따른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주요국 통화정책의 완화 여력을 제약할 우려도 제기됐다.

2일 국제금융센터의 '글로벌 폭염의 거시경제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은 △노동생산성 감소 △에너지(냉방) 가격 상승 △농수산품 가격 상승 △의료비 지출 증가 △인프라 복구비용 증가 등 다양한 경로로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위대 국금센터 경제리스크분석부장은 "폭염이 해마다 심화될 경우 매년 3분기 중 글로벌 생산량 증진을 저해하고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히 현행 고금리 여건에서는 가계소비 위축 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폭염은 지난해 글로벌 성장률의 0.6%포인트(p)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지난해보다 기온이 상승할 여지가 큰 올해도 0.8%p 내외 위축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폭염으로 인한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국 통화정책의 완화 여력을 제약할 우려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전력 인프라 등이 미흡해 폭염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신흥·중저소득국이 농산물과 저가 소비재 등을 주로 생산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급망 교란과 이에 따른 선진국의 물가상승 압력 우려 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GDP(국내총생산) 내역별 영향을 살펴보면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부문에서 감소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 냉방·의료비 지출이 소비로 연결되지만 이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근로소득 감소 등이 예상돼 총소비 축소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기업투자 측면에서 보면 냉방시설 신규투자는 GDP를 올리는 요인이 되지만 에너지 비용 증가와 노동자 보호 필요성, 노동생산성 감소 등으로 조업시간이 단축될 경우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부 지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산불·가뭄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정부의 재난대처 비용이 늘고 사회 안전망 강화 비용이 증가하는 측면에서다. 수출입 측면에선 신흥국이 다수 생산하는 농산물과 원자재 등의 생산량을 감소시켜 글로벌 공급부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한국은행도 'BOK이슈노트: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폭염 여파로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0.4~0.5%p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p 오른다고 분석했다.

점진적으로 기온이 올라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줬다. 온난화 등으로 기온이 장기평균보다 1℃ 오른 상황이 1년동안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1년 후 농산물 가격 수준은 2%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기후변화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예컨대 동남아·남유럽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하면 △카카오 △커피 △올리브유 등의 생산이 줄고 가격이 급등한다. 이는 해외 원재료수입 비중이 높은 국내 가공식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5.5% 올랐다. 농산물(9%)과 축산물(2.2%), 수산물(0.9%)이 모두 상승했다. 정부와 한은은 지난달 집중호우와 유가상승 등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라고 평가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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