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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이스라엘 전면전 가능성에 유가 급등…인플레 자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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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운임 등 상승→인플레 자극→연준 영향 가능성

올 4월 '실질적' 공방 주고받을 때에도 같은 우려 제기

아직까진 무력충돌 없어 시장 영향 제한적

이란, 이스라엘 직접 공격 명령…보복 수위 주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란의 보복이 그동안 ‘형식적인’ 대응에 그쳤던 만큼 아직까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지난 4월처럼 ‘실질적인’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유가 상승, 해상 운임 상승, 공급망 악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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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겨냥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의 발사체가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의해 격추당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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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간밤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대비 4.26% 급등한 배럴당 77.9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어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1% 가까이 상승해 배럴당 78달러 중후반대에 거래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간밤 2.66% 오른 배럴당 80.72달러를 기록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 추가 상승해 배럴당 81달러를 돌파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으로 7월 한 달 동안의 하락분이 하루 만에 절반 이상 회복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 당한 것과 관련,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을 천명한 영향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갈등이 미국과 이란의 개입 후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브렌트유 콜 거래량이 6월 초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석유 거래자들이 추가 갈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유가 상승은 에너지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도 “이란의 대응으로 중동 지역에서 더 광범위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344만배럴 감소해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 또 5주 연속 감소해 2022년 1월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는 점도 유가 상승 요인이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셰일오일 생산을 늘려 유가 상승 억제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셰일오일 생산이 시들해져 대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하면 유가만 오르는 게 아니다.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들이 홍해 노선을 포기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장거리 노선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교역로로 전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의 약 30%를 담당한다.

휴가철 성수기와 맞물려 해상 운임이 급증하고, 운송 기간이 늘어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재발하고 궁극적으로는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았을 때에도 같은 우려가 잇따랐다. 당시 이란은 45년 만에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해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

다만 아직까진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란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확정된 건 아니어서 아직까진 직접적 무력충돌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시장은 중동보다 연준의 스탠스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중동의 긴장 고조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날 사실상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미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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