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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이 XX들이” 野의 욕설·조롱… 필리버스터, 與가 되레 자리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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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나흘째 필리버스터

조선일보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4법 찬성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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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지난 25일부터 이른바 ‘방송4법’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28일 새벽까지 이뤄진 필리버스터에서 최장시간 발언을 했던 이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었다. 초선인 박 의원은 10시간 4분간 찬성 토론을 하면서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욕설을 하거나 반말로 소리치며 상대를 자극했다.

박 의원은 27일 오후 2시 30분쯤 방송법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의 6번째 토론자로 발언대에 섰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이 박근혜 정부 때의 ‘계엄 문건’과 비슷하다는 주장을 폈다. 여당 의원들이 반발했고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은 “주제에 충실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관련된 얘기니 기다려 보시라”면서 발언을 이어갔다. 여당 의원들에게 “지겨우시면 좀 쉬었다 오시라”며 “여기(발언석)에서 보니 (여당 의원석이) 좌익이네”라고도 했다.

박 의원 발언이 3시간 가까이 이어질 무렵, 여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를 비웠다. 우 의장이 “필리버스터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기하셨는데 단 한 분도 안 계신 건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 등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박 의원이 주제에 관계없는 발언만 이어가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야유하고 모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여러분이 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거친 발언을 이어갔다. 당시 본회의장에 야당 의원들은 10여 명 있었다. 박 의원은 여당 의원석을 가리키며 “뭐 하는 거예요. 이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마이크를 가리고 잠시 치우고선 “이 새X들이”라고 했다. 그러자 사회를 보던 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국민은 다 보고 계신다”며 제지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을 부르며 “옛날에 (청와대) 행정관으로 내 밑에서 일하던 친구”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은 “박 의원이 계속 여당을 도발하고 조롱하며 반응을 즐기려고 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86 운동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선 국정원 기조실장, 1차장을 지냈다. 지난 4월 총선 때 민주당 4호 ‘영입 인재’로 공천을 받아 인천 부평을에서 당선됐다. 천안함 사건 당시 ‘선체 결함설’ 등을 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의원이 10시간을 넘겨 발언을 마치자 민주당 의원들은 손뼉을 치며 격려했고, 박지원 의원 등과 포옹도 했다.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은 박 의원 후원 계좌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필리버스터에 임하는 기세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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