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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정국 블랙홀 된 김건희 여사 논란…여권 아킬레스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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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들이 정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김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과 여권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주목된다.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와 주고 받은 메시지가 날것으로 공개되고, 야당이 이를 빌미로 대대적 공세를 펴면서 김 여사는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검찰 수사에 맞춰 다시 여론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야권은 국정농단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앞으로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부담감과 함께 이젠 “타격도 없다”는 자조까지 들린다.

경향신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4일 서울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에서 말라위 공화국 부통령 배우자 메리 응하마냐쥐 칠리마와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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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가 최 목사와 나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주요 공격 지점이 되고 있다. 28일 최 목사의 주장 등을 종합하면, 김 여사는 최 목사와 2022년 2월부터 약 1년 반 정도 SNS 메시지를 주고 받았고 이 중 일부를 최 목사가 언론에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최 목사를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국민동의 청원 관련 2차 청문회로 불렀다.

최 목사는 이 자리에서 “(김 여사가) 수석도 야단치고 장관 자리, 차관 자리 (임명할 때) 전화해서 의향도 직접 묻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여사가 불과 2~3미터 앞에서 금융위원 임명하는 걸 목격했기 때문에, 제도상으로 민정수석 역할을 하는 한동훈 당시 법무장관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인지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여사가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출된 권력이 아닌 김 여사가 정부의 공적인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는 김 여사와 어떠한 인사 문제도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진위 여부를 떠나 김 여사 논란이 개인→당→정부 차원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여사 논란은 초기에는 허위 이력 기재,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연루 등처럼 김 여사 개인 차원의 문제였다. 하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한 대표의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은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로 당을 분열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김 여사의 사과 여부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여기에 더해 김 여사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전선이 확장되면서 김 여사가 정국의 모든 곳에서 논란이 되는 블랙홀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여당 내에선 김 여사 논란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걱정되는 지점은 ‘이런 문자(메시지)가 또 많이 있겠구나’, ‘이런 식의 대화가 (다른 사람과도) 많았겠구나’라는 것”이라며 “권력자들은 말을 줄이고 상대방으로부터 정보를 얻으려 하는데, 김 여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서 논란이 계속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야당은 채 상병 특검에 이어 김 여사 특검을 정국 화두로 꺼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지난 24일 김 여사 조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등을 조사하기 위한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됐다. 김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채 상병 사건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서도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 야권은 이런 정황 등을 근거로 김 여사 국정농단 의혹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 입장을 둘러싼 내우외환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김 여사 문제뿐 아니라 여당 미래권력으로 떠오른 한 대표와의 불안한 관계도 ‘내우’에 해당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김 여사 특검법 등으로 공세를 올리는 상황은 ‘외환’으로 볼 수 있다. 체코 원전 수주 등 일부 호재에도 감점·불안 요소들이 즐비한 셈이다.

김 여사 논란의 대책으로 거론되는 제 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제도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기자에게 “제 2부속실을 설치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며 “최 목사 같은 인물을 막을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여사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특별감찰관도 제 2부속실 설치도 (대통령실이)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김 여사 문제는 더 이상 대처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다만 이미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비호감도가 높기 때문에 더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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