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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깊이 사과드린다” 한국을 북한으로 2번이나 호명해놓고, 한국어 SNS 한 줄 사과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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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전체 공식 계정인 아닌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계정을 통해 짧은 사과만을 남겨 오히려 더 공분을 사고 있다.

IOC는 27일(한국시간) 엑스(X·옛 트위터) 한국어 서비스 계정을 통해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해당 경위는 개회식 도중 메인 행사장에서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가 프랑스어와 영어로 두 번이나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한 최악의 사고를 낸 것에 대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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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OC 공식 X 한국어 서비스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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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여자 수영의 김서영(30·경북도청), 남자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28·용인시청)이 기수를 맡은 대한민국 선수단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센강(Seine River) 일원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유람선을 타고 48번째 순서로 입장했다.

한국은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km 구간을 지났는데 파리의 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오르셰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등을 두루 지나 에펠탑 근처에 도달했다.

그리고 개회식 메인 행사장에서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소개했는데 믿기지 않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 선수단을 소개하며서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북한을 뜻하는 표현이다.

실수는 한 번에서 그치지 않았다. 아나운서는 영어로 한국 선수단을 호명하면서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표현해 한국을 두 차례나 북한으로 소개했다.

대한민국의 국가 정식 명칭은 ‘République de corée’이고,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북한보다 훨씬 간단한 표현인데, 이를 오인 혼동해서 잘못 호명하는 것은 사실 올림픽 개막식과 같은 메인 이벤트에선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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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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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북한은 정식 명칭 그대로 불렸다. 프랑스어 국가명 표기법에 따라 153번째 순서로 개회식에 입장한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을 부를 때 썼던 명칭을 그대로 다시 호명했다. 한국과는 달리 정확한 소개가 이뤄지면서 2번이나 국가명이 불리는 해프닝을 겪은 셈이다.

사건 직후 여론의 반발이 빗발치도록 쏟아졌다. 올림픽 개회식 입장 시에 국가 이름을 잘못 호명하는 건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외교적 결례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한국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소개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은 현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 측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한 “선수 단장에게는 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조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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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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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입장이 처음 나왔지만 그것도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계정도 아닌 한국어 서비스 SNS에 나온 것이라 아쉬움이 매우 크게 남는 상황이다. 책임 있는 대표자의 성명도 아닌 그저 한국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SNS에서 비공식적으로 짧게 나온 코멘트 한 줄 정도이기 때문에 사과에 얼마나 무게가 있는지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아직 IOC의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SNS 등에는 사건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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