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보수우위' 연방대법 손볼까…"29일 사법 개혁안 발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폴리티코 26일 소식통 인용보도 …대법관 임기 제한·윤리 강령 신설

면책특권 인정 판결엔 개헌 요구…상·하원 3분의2 지지해야 '난항'

뉴스1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 포기 결정에 대해 대국민 TV 연설을 하며 남은 임기 동안 법원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2024.07.2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법원 개혁을 약속한 가운데 조만간 보수 우위인 연방대법원을 손볼 사법 개혁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종신직인 대법관의 임기를 제한하고 윤리 강령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대통령 재임 중 행한 공무상 행위엔 면책특권이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에 헌법 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법 개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발표 장소로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린든 베이스 존슨(LBJ) 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개혁안 세부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변동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폴리티코의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지난해 일부 대법관들이 이해 상충 문제로 물의를 빚은 데다, 보수 우위인 대법원이 의회 폭동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일부 인정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큰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사법 개혁 필요성이 대두됐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4일 대국민 TV연설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사퇴 이유를 설명한 뒤 남은 임기 동안 "대법원을 개혁하겠다. 이는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9명의 대법관은 미국 사법 체계의 정점에 있는 데다 종신 고용이 보장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상원 사법위원장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대법원 개혁에 회의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법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당내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당선 시 법원개혁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고 취임 이후 이를 설립했지만, 해당 위원회가 이듬해 제출한 보고서를 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언론 보도로 대법관 2명이 이해 상충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법원 위신이 땅에 떨어지자 바이든 대통령도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당시 클라랜스 토마스 대법관이 텍사스 부동산 재벌로부터 협찬을 받아 인도네시아에서 50만달러(약 6억원) 상당의 호화 요트 여행을 즐긴 정황이 폭로됐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도 2008년 알래스카로 낚시 여행을 떠날 당시 헤지펀드 창립자의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뉴스1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모습. 이날 연방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1·6 의회 폭동 혐의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행한 공적 행위는 형사 기소를 면제 받아야 한다고 판결하며 면책 여부 판단을 하급심 재판부에 넘겼다. 2024.07.01/ ⓒ AFP=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파기하고(2022년 6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명령으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제동을 걸었던 것도(2023년 7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쐐기를 박은 건 2021년 국회의사당 폭동 사주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전직 대통령 면책 특권과 관련해 지난 1일 대법원이 재임 중 행한 공적인 행위에 한해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인정하고 사건을 1심 법원으로 파기 환송한 판결이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면책특권 일부 인정 판결이 나온 1일 로렌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헌법학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판결의 함의와 대법원 개혁 방안을 물었다. 같은 날 공개 발언을 통해 여성의 선택권을 빼앗은 대법원이 법치를 훼손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13일에는 민주당 내 진보좌파 계파인 '의회진보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대법원 개혁을 예고하며 향후 입법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다만 '바이든표 사법 개혁안'은 연방의회의 입법이 필수적이지만,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과반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라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오는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서 공화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더라도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데 필요한 상원의석 60석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통령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개헌은 양원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해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내란·외환을 제외하면 현직 대통령에게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부여한 한국 헌법과 달리 미국 헌법과 법률엔 대통령 면책에 관한 어떠한 규정도 명문화돼 있지 않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1982년과 1997년 각각 리처드 닉슨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피소된 사건에서 국가 최고 정책 책임자로서 행한 공적인 행위와 관련해 민사적 책임을 면제된다고 판시했다. 또한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소된 사건에선 공적인 행위에 따른 형사적 책임도 면제된다고 봤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