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맞이로 분주한 김일성광장 18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
지난해 북한 경제가 3% 넘게 ‘깜짝’ 성장하며 4년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에서 회복된 기저효과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작황 개선의 영향이다. 다만 대북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의 밀월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작년 3.1% 성장···GDP는 영등포구보다 작아
한국은행 제공 |
한국은행은 26일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를 발표하고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에 비해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던 북한 경제는 2019년(0.4%) 이후 4년 만에 플러스 성장률을 보였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이후 7년만에 남한 성장률(1.4%)을 앞질렀다. 다만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는 32조3201억원, 명목 GDP는 40조1942억원으로 여의도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의 지역총생산(약 44조원, 21년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대북 경제제재 조치가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관련 통제가 완화됐고 중국과의 대외교역 증가와 양호한 기상여건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 GDP 수준으로 보면 대북경제제재가 시행된 2017년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 누적된 부진에 대한 반등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은 생육이 양호한 기상요건과 비료 수입량 증가에 따른 작물 생산 제고 영향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했고, 광업은 석탄 중심으로 2.6% 늘었다.
제조업은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이 모두 늘어 5.9% 증가했다. 경공업이 가발 등 임가공생산이 확대되면서 0.8%, 중화학공업은 1차 금속제품을 중심으로 8.1% 급증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강수량 감소와 화력발전 설비 노후화의 여파로 발전량이 줄면서 4.7% 감소했다.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 중심으로 8.2%, 서비스업은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1.7% 증가했다.
북한 산업은 농림어업의 비중이 22%로 큰데, 양호한 날씨로 작황이 좋아 생산이 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이 국경봉쇄를 해제하며 해상 어업활동이 재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농림어업 외에 광공업은 30.7%, 서비스업은 30.9%를 차지했다.
지난해 북한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40조9000억원으로 한국(약 2443조원)의 1.7%(60분의 1), 1인당 국민총소득은 158만9000원으로 한국(약 4725만원)의 3.4%(3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도문시 두만강 강변공원에서 두만강 너머로 김일성·김정일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진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남양노동자구) 남양역이 보이고 있다. 2024.06.12. 조태형 기자 |
북한의 지난해 대외교육 규모는 27억7000만달러로 전년(약 16억달러)에 비해 74.6% 증가했다. 수출은 신발·모자·가발 등을 중심으로 104.5% 증가한 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비료와 플라스틱제품 등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 71.3% 증가한 2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당시 국경을 봉쇄했던 중국이 봉쇄를 해제한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 남북간 수출입과 경제협력이 포함된 반출입 실적은 전무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와 2017년 유엔 대북제재 이후 남북간 반출입 규모는 감소 추세에 놓여있었는데 지난해엔 아예 반출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 부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한 대가로 국방이나 항공분야의 첨단기술 일부를 받는다던지,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에 파견되는 등 외화소득이 증대될 순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북한 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대북제재가 이어져 북한 경제가 부진에서 빠져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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