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사는 한 아파트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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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사는 한 아파트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아파트 해당 층에 방범카메라가 없는 등 수사 단서가 부족해 3개월의 수사에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A씨는 최근 ‘그동안 일상 피드를 올리기 힘들었던 이유’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연을 전했다. A씨는 3개월 전 동생 부부와 함께 평소보다 3시간 가량 일찍 귀가했다가 화장실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발견했다. 집에 손님이 방문해 변기가 깨끗한지 확인하려고 무심코 변기 커버를 들었는데, 커버 틈새에 불이 깜빡이는 검은색 사각형 형태의 카메라가 놓여있었다. 카메라는 샤워 부스 방향으로 놓여있었다고 한다.
A씨의 남편이 아침에 항상 변기를 확인하고 청소도 자주 하지만, 카메라를 발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A씨는 “제가 나갔을 때 몰래 들어온 게 확실하다”며 “오전에 운동을 하러 간다고 1시간 정도 집을 비운 후 돌아와서 씻고 출근하는데, 언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범인은 카메라를 두고 나간 후 제가 돌아오기 전에 카메라를 수거하려 했지만 제가 평소보다 빨리 들어왔고 동생 부부가 같이 와서 수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A씨가 사는 아파트의 같은 층에는 방범 카메라가 없어 범인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 카메라는 지문이 잘 남지 않는 소재였고 카메라의 메모리칩마저 손상돼 복구하지 못했다. 침입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과학수사팀까지 방문했지만, 결국 수사기관은 범인을 잡지 못했다. A씨는 “경찰도 놀랄 정도로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아 수사가 까다로웠다”며 “담당 형사님이 직접 건물을 살펴보시고 노력해주셨지만 지능범이라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사건 이후 원형 탈모가 오는 등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집이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이런 일이 있다는 것만 인지해도 더 조심할 수 있으니 이런 일이 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꼭 알리려고 용기 냈다”고 했다. 특히 A씨는 복도식 아파트에 살거나 혼자 사는 이들을 향해 “터치식 도어락은 누르기 전 주변을 살피고 도어락을 누른 후 꼭 지문을 닦으셔야 한다”며 “현관에 카메라 설치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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