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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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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가 소년 살인사건’·‘독립시대’ 에드워드 양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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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내달 7일부터 열리는 에드워드 양 감독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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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감독 중 하나인 대만 에드워드 양(1947~2007)의 ‘독립시대’가 제작된 지 30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 개봉한다. 1994년 만들어진 ‘독립시대’는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는 등 호평받았지만 대만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국 개봉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활발해진 과거 작품 리마스터링 작업과 국내 예술영화 재개봉 바람에 힘입어 올 하반기 정식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에드워드 양 감독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 다음 연출작으로 만든 ‘독립시대’는 ‘타이페이 스토리’에서 양 감독이 보여줬던 현대 도시인들의 쓸쓸한 정서와 불안을 블랙코미디 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타이베이 교외 신도시를 배경으로 광고 감독 버디와 홍보사 대표 몰리, 티브이 토크쇼를 진행하는 몰리의 누나, 몰리의 직원 치치, 치치의 약혼자 밍 등 서로 엮여있는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이틀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끊임없이 농담하며 부산하게 움직이는 풍경이 ‘하나 그리고 둘’ 같은 작품과는 사뭇 다른 결로 보이지만 유쾌하고 화려한 겉모습 아래 짙게 깔린 불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에드워드 양의 작품연보를 관통하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당시 칸영화제뿐 아니라 대만의 대표 영화제인 금마장영화제에서도 수상했지만 1990년대 들어 대만 영화계는 한국과 정반대로 홍콩과 함께 ‘나락’ 수준의 침체를 겪으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1996년 차기작 ‘마작’을 내놓고 영화 연출에 환멸을 느껴 미국으로 떠났다. 2022년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클래식 부문에 ‘독립시대’ 리마스터링 버전이 공개되면서 다시 주목받은 바 있다.



‘독립시대’의 국내 개봉을 기념한 에드워드 양 기획전도 내달 7일부터 20일까지 씨지브이(CGV) 아트하우스에서 열린다. 개봉 전 먼저보는 ‘독립시대’를 비롯해 첫 연출 단편이 담긴 옴니버스 영화 ‘광음적 고사’(1982), 첫 장편 연출작 ‘해탄적일천’(1983), 이 작품과 함께 타이베이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타이페이 스토리’(1985), ‘공포분자’(1986), 상영시간이 3시간50분에 이르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과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며 에드워드 양 감독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하나 그리고 둘’(2000)등 7편을 상영한다. 단편을 포함한 에드워드 양의 전체 연출작 8편 가운데 ‘마작’만 빠진 목록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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