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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이틀전 “유세 복귀” 말했지만…‘고령 리스크’ 압박에 포기 [바이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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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고령의 바이든, ‘나이의 벽’ 못 이겨

완주 의사 밝혔으나 당 내 압박에 백기

‘최연소 정치인’에서 ‘최고령 대통령’으로

헤럴드경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대혼란에 빠졌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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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의 꿈을 포기했다.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에 맞서는 유력 대권 후보였으나 지난달 첫 TV 토론 후 ‘고령 리스크’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50년 동안 미국 정치 역사의 산 증인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던 바이든은 결국 나이의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11월 미국 대선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하기 이틀 전인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완주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투표소에서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이라며 “내주 선거운동에 복귀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젠 오말리 딜론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대통령 스스로 여러 차례 언급했듯 그는 이기기 위해 출마했으며 그는 우리의 후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바이든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핵심 인물들이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에 합류하면서 바이든은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경합주에서 모조리 빠지는 여론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의 하원 선거까지 망칠 수 있다”며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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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이 중도 하차하기로 결정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지자가 백악관 밖에서 팻말을 쓰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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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인 바이든은 올해 초부터 ‘고령 리스크’에 시달렸다. 올해 1월 시작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자주 넘어지는가 하면, 말실수가 잦아지면서 건강과 인지력 저하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5월에는 공식석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국 대통령’으로 잘못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우리는 한국의 대통령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브 레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관한 그의 찬양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첫 대선 후보 TV토론은 바이든 사퇴론의 기폭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맞대결에서 처참하게 무너지자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던 지지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폭발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지상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후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이 우세할 수 있다는 조사가 나오자 바이든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50년 정치 인생에 ‘대선 후보 사퇴’라는 오점을 남기게 된 바이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다. 2020년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을 뒤엎고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수성에 성공하는 등 선전하자 바이든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재도전에 나선 것도 재선 도전에 불을 지폈다. 당시에도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에 나설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으나, 민주당 내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그의 대선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사퇴하면서 미국 대선 역사상 112년 만에 전현직 대통령 간 재대결은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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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대혼란에 빠졌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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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정치인’으로 시작한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인생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남기고 2025년 1월 대통령 임기를 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변호사로 활동하던 바이든은 1972년 29세의 나이로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미 역사상 5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된 것이자 국가 설립 초기를 제외하면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는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후 내리 6선을 기록하며 36년간 상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돼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마침내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취임 당시 78세로 이미 미 역사상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란 기록을 남겼다. 백인 중에서 소수인 아일랜드계로 가톨릭 신자다. 역대 대통령 중 가톨릭 신자는 역시 아일랜드계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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