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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美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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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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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들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리히(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

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들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당 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떠나길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게 될 경우 상당한 의견 충돌과 갈등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온 흑인 등 소수계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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